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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레미콘, 급격히 악화된 재무구조 이유는? [시멘트업 리포트]부실계열 대경·부경 흡수합병 영향..'경영효율성 제고' 전무

김장환 기자공개 2014-06-13 08:30: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1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양회공업(쌍용양회) 계열인 쌍용레미콘의 재무구조가 불과 한 분기만에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부실자회사 두 곳을 흡수합병한 것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레미콘은 올해 3월 말 별도기준 304.9%대 부채비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까지만 해도 206.4%대였던 부채비율이 한 분기만에 100%포인트가량 증가했다. 부채가 2214억 원으로 630억 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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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레미콘의 재무구조가 이처럼 급격히 악화된 것은 지난 3월 초 부실 계열사 두 곳을 흡수합병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시 쌍용레미콘은 계열사 쌍용레미콘대경과 쌍용레미콘부경을 동시에 흡수합병했다. 양쪽 모두 부실한 재무구조를 이어가고 있던 곳이다.

지난해 말 기준 쌍용레미콘대경은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48억 원대 자본잠식에 빠져있었다. 쌍용레미콘부경 역시 자본잠식까지는 아니지만 과도한 부채에 허덕이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무려 700%대에 달했을 정도다.

이들 계열이 부실한 재무를 이어왔던 것은 장기간 이렇다 할 수익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쌍용레미콘대경은 312억 원의 매출과 11억 원대 영업적자 및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쌍용레미콘부경은 그나마 흑자는 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규모가 각각 33억 원, 18억 원에 불과했다.

쌍용양회가 쌍용레미콘으로 이들 계열을 합친 것도 이처럼 심각한 재무부실을 겪고 있었던 탓이 크다. 당시 흡수합병을 알리면서 쌍용양회는 '경영효율성 제고를 통한 손익개선을 위해서'라고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의도대로 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단 레미콘 생산에 원재료로 사용되는 시멘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달부터 시멘트사들은 1톤당 4000원 인상된 7만 7600원에 시멘트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레미콘 업계는 원자재가 인상안을 내놨지만 최종 납품처인 건설사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가 상승 요인을 반영해 9%대 인상안을 제시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건설사들에서 철저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조속한 가격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계열사인 쌍용양회가 저가에 시멘트를 공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쌍용양회 역시 간신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1분기 기준 쌍용양회는 2990억 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127억 원, 당기순이익 20억 원을 기록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이 2분기부터 반영된다고 하더라도 확고한 반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쌍용레미콘이 부실 계열사들을 흡수합병한 것은 오히려 '독'이 될 공산이 크다. 최종 납품처인 건설경기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당장 2분기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레미콘 가격 인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부실 계열들을 짊어지면서 부담만 커진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쌍용양회 자체도 과도한 금융비용 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쌍용레미콘을 도와줄 여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흡수합병이 아닌 또 다른 개편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당분간 이렇다 할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쌍용레미콘은 지난 2009년 7월 쌍용양회에서 레미콘 및 건자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곳이다. 동시에 설립된 부경과 대경은 각각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지역에서 레미콘 사업을 관할해왔던 자회사다.

이들 3곳 업체는 물적분할해 설립된 후 장기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애초 쌍용양회가 레미콘 사업을 분사한 것이 부실 사업부를 떼어내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같은 사업을 벌이는 회사들을 쪼개놓은 것 자체가 관리비용만 증대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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