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양호한 실적의 '그늘' [시멘트업 리포트]4Q 연속 흑자 불구 과도한 차입금 '발목'..영업외 자구안 불가피
김장환 기자공개 2014-05-28 08:13:32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6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양회공업이 올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불안한 건설 경기 속에서도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이후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2분기를 비롯해 하반기에는 시멘트 가격 상승 요인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여 긍정적 결과가 예상된다.하지만 지속적인 흑자 속에서도 시장의 불안감을 지우지는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너져버린 재무구조가 문제다. 특히 과도한 차입금은 매분기 대규모 이자 지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영업 외적인 부문에서 자구안이 수반되지 않으면 재무개선이 장기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쌍용양회공업(쌍용양회)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2990억 원, 영업이익 12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다소 줄어든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매출이 줄고도 영업이익을 달성한 배경은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제조원가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
쌍용양회의 이번 실적은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흑자라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다. 2012년 들어 판매단가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 추이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최근 1년처럼 확고한 모습은 아니었다.
올해 2분기에는 시멘트값 인상 요인이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 시멘트사들이 제시한 제품 가격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던 레미콘사들은 최근 '일부 수용'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1톤당 4000원 인상된 7만 7600원에 시멘트 가격이 반영된다. 건설사에서는 아직까지 반발하고 있지만 만약 확정되면 향후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멘트가격 인상안이 수용될 경우 쌍용양회는 올해 연간 10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건설업에서의 수요가 최근 1년 동안 추세를 이어간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건설경기가 전성기 수준으로 급격히 살아난다고 하면 더욱 높은 수준의 실적 개선세를 기대할 수도 있다.
|
다만 상황이 이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쌍용양회의 재무개선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다. 2008년부터 장기간 지속된 수익성 침체로 재무구조는 이미 심각한 상태로까지 무너져버렸다. 가장 큰 문제는 장기간 끌어온 대규모 차입금이다. 금융이자로 수백억 원대 자금을 매년 지출하다 보니 영업이익을 거두더라도 원금을 갚기에 벅찬 상태가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실적도 이같은 부담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1분기 별도기준 쌍용양회가 지출한 금융비용은 137억 원(지급보증료 2억 원 포함)으로 영업이익(126억 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이자보상배율은 부(-)의 상태다. 그나마 계열사들의 배당으로 거둬들인 금융수익(31억 원)과 기타수익(28억 원) 등을 통해 30억 원대 당기순이익을 간신히 달성했다.
금융비용이 이처럼 과도하게 발생한 것은 물론 대규모 차입금을 장기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별도기준 총 차입금은 1조610억 원. 전년 말 대비 다소 줄어든 수준이지만 하락폭은 99억 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단기차입금이 8264억 원에 달해 단기차입비중이 78%다. 그만큼 단기 상환 압박이 큰 차입금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과도한 이자는 쌓아둔 현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불렀다. 유가시장 상장사임에도 올해 1분기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92억 원에 그칠 정도로 유동성이 부실하다. 차입금 대부분이 순차입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유동성(자산)의 부족은 차입금의존도가 43%대에 달할 정도로 치솟는 배경도 됐다.
이를 보면 올 한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1000억 원대)의 영업이익 정도로는 재무구조가 급격히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총차입금을 쥐고 있었던 지난 한해 쌍용양회가 지출한 금융비용은 647억 원이다. 1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올리고 '당기순이익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쓴다'는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더라도 차입금 1조 원의 벽을 허물기가 힘들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쌍용양회가 영업 외적인 부분의 자구안을 내놓을 필요성을 거론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건설업황이 2007년 같은 호황기로 단기간에 돌아설 것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쌍용양회의 수익성 극대화도 장기간 어려울 것"이라며 "수익성이 살아나더라도 급격한 재무개선을 이루기는 장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여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혹은 계열사 매각 등 자구안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