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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소버린 악몽' 극복했나 SK C&C 지분매각, 우호주주 관계 옅어...개인지분·자사주로 지배력 다져

김익환 기자공개 2014-07-03 16:27:4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1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소버린 악몽'을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백기사'였던 하나은행과도 관계도 옅어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경영권 수성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자사주가 경영권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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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27일 보유한 SK C&C 주식 245만 주(지분율 4.9%)를 대만 훙하이그룹에 381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훙하이그룹은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를 위탁생산하는 폭스콘의 모기업이다. SK C&C는 폭스콘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 대만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이번 매각이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그룹 경영권의 핵심 역할을 하는 SK C&C 지분을 매각했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SK C&C→SK㈜→SK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최 회장과 훙하이 간 모종의 협력관계를 맺었다고 해도 그룹 경영권의 핵심 축을 매각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최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한 소버린 사태만 되짚어 봐도 그렇다. 2003년 4월 SK㈜ 지분 14.99%를 매입한 소버린자산운용은 경영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SK그룹 경영권을 흔들었다.

SK계열사 지분이 거의 없는 최 회장은 당시 SK C&C 지분과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 경영권을 장악했다. 소버린은 최 회장이 계열사 지분이 없다는 점을 파고들어 SK㈜ 지분을 대거 매입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위협했다. 2년 뒤인 2005년 소버린은 보유한 SK㈜ 지분을 매각하고, 배당·시세차익으로 9459억 원의 투자수익을 올리고 한국을 떠났다.

소버린의 악몽은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전환으로 대표되는 SK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불러왔다. 최 회장도 소버린 이후 경영권 강화를 위해 SK C&C를 통해 SK㈜ 주식을 추가 매입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그 까닭에 최 회장이 그룹 경영권 그 자체인 SK C&C 지분을 매각한 것은 소버린 악몽을 극복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경영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사례는 하나은행과의 옅어진 관계에서도 엿 볼 수 있다. 하나은행은 소버린 사태 때 최 회장의 우호주주로 등장하며 경영권 방어에 적잖은 역할을 했다. 2003년 SK㈜ 자사주를 매입해 최 회장 등의 '백기사'로 나섰다. 하지만 최근 하나은행과의 관계가 다소 느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들어 SK C&C 주식 594억 원어치를 매각해 지분율이 1.9%까지 하락한 게 이를 방증한다는 설이 나돈다.

최 회장의 강한 자신감은 계열사 자사주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다. SK C&C와 SK㈜의 자사주 지분율은 각각 12%, 18.61%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 C&C를 통한 SK㈜ 보유지분(31.82%)과 SK㈜ 자사주(18.61%)를 합치면 50%를 넘어선다. 마찬가지로 SK C&C도 특수관계자 보유지분(43.63%)과 자사주(12%)를 합치면 최 회장 측이 5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룹 핵심계열사의 지분을 50%이상 안정적으로 보유한 까닭에 소버린 악몽을 지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 보유지분과 자사주를 합치면 SK·SK C&C 보유지분이 50%를 넘나들어 지배구조 측면에선 안정적"이라며 "훙하이에 지분을 매각한 것은 대만 이동통신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하드웨어 사업에서도 제휴를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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