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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하성민式 M&A'와 '오너부재'의 한계 [thebell note]

박창현 기자공개 2014-07-25 09:3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23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분주하다. ICT노믹스 기치 아래 비(非)통신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선봉에 선 하성민 SK텔레콤 대표이사는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헬스케어와 보안, 앱세서리 부문 등이 타깃이 됐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나오엔텍(헬스케어)과 네오에스네트웍스(보안), 아이리버(IT기기) 등 해당 영역 업체들을 사들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미 다른 국내 보안업체에 대한 매물 검토 작업을 시작한 상태이며, 해외 바이오 업체 M&A도 물밑으로 진행 중이다.

SK텔레콤과 하성민 대표가 과거 보수적인 성향에서 벗어나 신수종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수 십 년간 이동 통신 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1위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위기의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3년 간 매출 성장률은 2% 대에 그치고 있고 영업이익은 2조 원 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이동통신시장 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이동통신 외길 인생을 살아온 하 대표도 밖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아니 비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했다. 다양한 M&A는 돌파구를 찾기 위한 하 대표의 의지 그 자체였다.

하지만 '하성민식(式) M&A'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구조적 약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오너와 전문경영인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의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 하 대표는 수 백억 원대의 중소형 딜 중심으로 M&A 전략을 짜고 있다. 신사업 영역을 구축하기 보다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수준이다. 올해 초에도 보안업체인 ADT캡스 인수를 검토했으나 2조 원에 이르는 인수가격에 대한 부담 때문에 네오에스네트웍스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사이즈와 더불어 매각 거래가 전무하다는 점도 이를 방증하는 증거다. 사업 재편을 위해서는 신규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것과 함께 비핵심 사업에 대한 과감한 정리가 수반돼야 한다. 하지만 오너인 최 회장이 아닌 그 누가 사업 철수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계륵이 된 플랫폼 사업 재편이 지지부진한 것 역시 현재 SK텔레콤이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ICT노믹스는 성장 한계에 직면한 SK텔레콤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과제는 비전으로 제시한 ICT노믹스의 새로운 가치를 시장도 공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만 왕의 귀환까지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전략통'인 하 대표가 어떤 묘수를 꺼내 들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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