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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中 조직개편, 설영흥 공백 메우기? 총괄체제 폐지...생산·판매는 사별로 진행

권일운 기자공개 2014-07-31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30일 13: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중국 사업이 그룹 총괄 운영체제에서 두 회사가 각각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는 체제로 전환됐다. 그룹은 현지에서의 대외협력과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등 전략기획 업무만 맡게 된다. 이같은 조직개편이 이뤄진 것은 설영흥 전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공백이 컸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9일 중국 총괄 임원이 중국 사업의 모든 분야를 관할하는 기존 체제를 △생산과 판매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사업부가 담당하고 △그룹은 총괄 조직인 중국전략담당을 신설해 중국 현지에서의 대외협력과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현대차와 기아차 중국사업부를 조율하는 형태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신설 중국전략담당은 중국사업총괄 임원인 최성기 베이징현대기차 사장이 맡게 된다. 최 사장은 지난 4월 퇴진한 설영흥 부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조직개편의 배경에 대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사별로 생산과 판매를 관리하도록 해 각 사별 해외 생산거점 관리를 일원하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지휘체계를 명확히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해 온 설 전 부회장의 퇴진 여파가 이번 조직개편을 낳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관련 의사결정에서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며 '오너급' 영향력을 가졌던 설 전 부회장의 빈자리를 사장급 임원이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까닭이다.

설 전 부회장은 화교 출신이라는 특성을 살려 중국 정관계 인사들과 돈독한 인맥을 쌓았다. 그의 존재감 덕분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꽌시' 문화를 극복하고 중국에 안착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설 전 부회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다양한 설이 제기됐다. 여러 추측 가운데서도 현대차 중국 4공장 설립이 지연되는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최성기 사장이 설 전 부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뒤에도 현대차 중국 4공장 설립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24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도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이 "4공장 설립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최 사장에게 전권을 행사하게끔 하기보다는 4공장 인허가 관련 협력을 비롯한 소위 '대관업무'에 주력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중국 총괄 조직을 개편했다. 최 사장이 과도한 책임을 짊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생산과 판매가 어느정도 본궤도에 올라 있다는 자신감도 어느 정도 깔려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무진들은 중국 총괄조직 개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종전에는 다른 해외 거점과는 달리 유독 중국만 별도의 총괄 조직이 존재한 탓에 보고와 승인을 이중으로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간 중국 관련 업무는 사실상 두 곳의 그룹에 보고하고, 두 번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체계나 다름없었다"면서 "자동차 회사의 핵심인 생산과 판매를 각 사별로 진행할 수 있게 되면 업무 효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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