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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분할 효과 미미..불황타개 "당분간 어렵다" [1등 기업의 위기]⑤글로벌화 후폭풍, 재무실적 저하…수직계열화 시너지 관건

이승연 기자공개 2014-08-20 08:05:27

[편집자주]

1등 기업이 위기에 빠졌다.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주요 산업의 대표기업이 수익성 저하와 재무구조 악화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별로 강도 높은 자구안을 실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내 1위 기업이 봉착한 위기의 실상과 자구안의 실효성을 살펴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 기사는 2014년 08월 13일 10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업계 시장 점유율 1위의 SK에너지가 실적과 펀더멘털의 변곡점에 섰다. 내수 시장의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에 나섰지만 정유업계의 지독한 불황으로 실적 저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이 같은 위기를 위해 지난해 에너지 사업부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끝냈다. 석유정제, 석유화학 등 개별 사업의 전문성을 앞세워 '종합석유회사'로서의 면모를 구축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SK에너지로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축소에 따른 사업 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게 됐다. 계열사간의 시너지 창출이 지금의 사업적 지위를 유지하는 필수 요소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석유 수요 둔화·정제 마진 약세로 적자전환…장기화 조짐 뚜렷

SK에너지 1

SK에너지는 국내 정유업계 1위 사업자로서 내수 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단지 '울산 CLX'를 기반으로 높은 정제 설비와 다각화한 유통망은 타 경쟁사를 압도하는 경쟁력의 기반이 됐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정유 업계의 불황은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SK에너지의 발목을 잡았다. 글로벌 석유 수요 둔화와 정제설비 증가로 유가 및 정제마진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잘 나가던 실적이 마이너스(-) 흐름을 탔다.

SK에너지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870억 원에 달하며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조 7467억 원으로 1.7%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17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 중 석유제품 수출 실적은 전년(26조5000억 원)대비 14%나 줄어든 22조8611억 원에 그쳤다. 지난 2011년에 기록한 23조5495억 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글로벌화의 역풍이 거세진 것이다.

부진의 고리는 2014년에도 이어졌다. 1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3.1%감소한 525억 원을 기록했다. 중국, 중동의 정제설비 공급 증가, 아시아 지역 수요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이 줄어들면서 재무구조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사업 특성상 영업현금창출력 저하는 차입금 증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206%로 전년 140%에 비해 급증했다. 수익성 부담 요인이었던 인천 CLX·트레이딩사업 부문 분할로 1조 4000억 원의 차입금이 이전됐지만 추가 외부조달 확대로 잔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

◇수직 계열화, 계열사간 사업 긴밀성 확대…사업 다각화 저하 및 계열사 실적 부진 '암초'

크레딧 업계에서는 SK에너지의 실적 저하가 계속될 경우 AA+에 올라 있는 신용등급도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황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

다만 그룹 차원에서 실시한 계열사간의 수직 계열화 작업에 대한 성과는 주목할 만 하다. SK그룹은 지난해 에너지 계열사들의 사업 제고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원유 탐사/개발, SK에너지의 석유 정제/ 판매, SK종합화학제품 생산/판매 등의 수익 계열화가 완성된 가운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각 자회사의 변동성을 완충하는 역할을 맡았다.

SK에너지2

일단 수직 계열화를 통해 계열사 간의 사업적 긴밀성이 높아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SK에너지의 경우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 계열사를 전방위 수요처로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사업 지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수직 계열화에 따른 효과는 아직까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석유 사업 부문에서 정제마진 약세와 환율 급락, 화학 사업 부문에서 공급 과잉 등의 이유로 실적이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지난 7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Baa2)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7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908억 원 대비 큰 폭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무디스 측은 SK이노베이션의 재무지표가 향후 1년~1년 반 내에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믹 강(Mic Kang) 무디스 부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신규 화학설비 가동으로 영업현금흐름이 확대되겠지만 실질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이익 및 부채 관련 지표들이 12~18개월 사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등급 전망을 조정하면서 지배구조 및 사업상의 밀접한 관련이 있는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게다가 수직 계열화로 자체적인 사업 다각화 수준이 저하되면서 실적 변동성이 분할 이전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SK에너지의 경우 2013년 EBITDA는 21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SK에너지가 지금의 사업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는 수직 계열화를 통한 에너지 계열사들의 조화도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하지만 에너지 계열사 대부분이 불황에 시달리고 있어 급 진전된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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