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8월 28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시가 부동산펀드 취득세 감면분을 본격적으로 환수하고 나섰다. 지난달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NH농협, 하나은행 등 총 8개 수탁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각 자치구는 해당 수탁사에 과세 예고 통지서를 발송 중이다. 서울시는 내달까지 모든 과세 예고 통지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취득세 환수 대상은 2009년 자본시장법 제정 이후 등록 전 부동산을 매입한 펀드들이다. 부동산펀드 역시 공모펀드처럼 사전 등록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여기에 해당하는 부동산펀드는 100여개에 달했고, 감면 받은 세금은 1600억 원에 이르렀다.

지방세의 경우 소멸시효가 5년이다 보니 이 펀드들이 모두 과세 대상은 아니다. 지자체가 과세 예고 통지를 하는 시점으로부터 부동산 취득일이 5년 이상 된 펀드는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요한 사실은 여기서 말하는 통지 시점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 기준일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에 여러 차례 확인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담당자들의 대답은 "잘 모른다"였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구청에서 예고 통지하는 날을 기준으로 하는데,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자치구마다 과세 예고 통지 시점이 제각각이다. 일부 발 빠른 자치구에서는 지난 5월 초에 이미 과세 예고 통지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물론 자치구마다 수년씩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분명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2009년 7월에 부동산을 취득한 A펀드와 B펀드가 있다. A펀드와 B펀드는 각각 종로구와 강남구에 위치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종로구가 6월에, 강남구가 7월에 과세 예고 통지를 할 경우 B펀드만 과세 대상에 해당된다는 얘기다.

자치구마다 산발적으로 과세를 통지하다 보니 서울시조차도 전체 취득세 추징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치구별 과세 규모를 묻는 질문에 "보안 문제로 자치구별 과세 규모를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설명할 뿐이었다.

이번 취득세 추징의 명분은 세수 확보다. 그 동안의 특혜를 중단해 부족한 세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주먹구구식 대처는 이 같은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느낌을 준다. 수많은 자산운용사들이 도산 위기에 처하고, 수탁사나 수익자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상황이라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