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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안 팔리는 K5' 재고부담 급증 내수 판매용 5000대 보유 추산…내년 신모델 출시 앞두고 고민

권일운 기자공개 2014-10-21 10:58: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7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가 K5의 판매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0년 처음 출시한 이후 풀 체인지(완전 신차 출시)를 단행하지 않아 경쟁 차종 대비 구형이라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는 기아차가 내년 7월 K5 풀 체인지 모델 출시에 앞서 현행 K5 재고 소진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내수 판매용만 5000대가 넘는 K5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양에 따라 다르지만 1500만~3000만 원 사이에 판매되는 K5가격을 대당 20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1000억 원 어치에 달하는 물량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주문 생산 방식으로 내수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이 원하는 차종과 색상, 옵션을 정한 뒤 주문을 넣으면 공장에서 해당 차종을 생산해 고객에게 인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주문을 받지 않고서도 일정 수량을 생산해 거점 영업소 등지에서 보유하다가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생산 효율 극대화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5월 까지만 해도 내수 시장에서 매달 4000대 이상이던 K5의 판매량은 6월을 기점으로 급감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3173대가 팔려 월간 판매량에서 1000대 이상 격차를 보이던 준중형 K3(3660대 판매)에게도 추월당했다. 하지만 K5 생산량에는 큰 변동이 없었던 탓에 '미스매치' 우려가 제기됐다.

그렇다고 내수용으로 생산한 차량을 수출 물량으로 돌리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수출 국가마다 적용받는 규제나 소비자들의 선호가 달라 사양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관세장벽 등도 고려해야 할 문제다.

내수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아차는 다음 달 모든 생산 라인에 대한 특근을 노조 측에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카니발 같은 경우에는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려면 특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판매 부진 차종의 경우에도 인기 차종 라인 직원들과의 급여 형평성 등을 고려해 특근을 실시하려는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형근 부회장을 필두로 한 기획·영업 라인과 이삼웅 사장 휘하의 생산·노무관리 라인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각자 부여받은 판매와 생산이라는 임무에 충실하려면 의견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부에서는 기아차가 임단협 잠정합의를 앞두고 노조 측에 '당근'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특근을 제시했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수차례에 걸친 파업으로 인해 기본급 삭감이 불가피한 생산 직원들에게 골고루 보상을 하기 위해서는 공평하게 특근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이유다.

기아차의 특근 시행 방침에 현대차와의 역학관계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요 차종이 플랫폼(기본 골격)을 공유하는 까닭에, 부품 수급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두 회사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가동률을 내야 한다는 논리다.

예컨대 K5의 경우 현대차의 쏘나타와 엔진과 변속기를 비롯한 파워 트레인을 공유한다. 두 차종 모두 잘 팔릴 때는 양사가 파워 트레인 확보 경쟁을 펼쳐야 한다. 반면, 주문이 적을 때는 두 회사 모두 생산된 파워 트레인을 소진해야 할 일종의 의무를 지는 구조다.

K5라인의 특근 시행이 현실화된다면 기아차는 재고 처리 방안을 고심해야 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7월 신형 K5가 출시될 예정이라 현행 K5의 재고를 무한정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최근 수개월 동안 기아차가 K5와 K5하이브리드(K5 500h) 모델에 대해 가장 높은 할인 폭을 적용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K5가 아직 해외 시장에서는 선호도가 높다"면서 "특근은 사실상 매 주말 모든 라인에 걸쳐 실시되며, 노사 협의를 거쳐야 해 사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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