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시멘트 업계 구조 재편 본격화되나 [쌍용양회 M&A]성신·한일·라파즈·아세아 등 동종업체 다수 인수검토 나설 듯

정호창 기자공개 2014-11-03 06:52: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30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 경영권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면서 이번 딜을 계기로 국내 시멘트업계의 시장 구도가 재편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종업체 누구라도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 확고부동한 시장 지배자로 올라설 수 있어 경쟁 구도에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30일 M&A 및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매각이 가시화된 이후 동종업체 상당수가 내부적으로 인수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시멘트 업계 상위 7개사 중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동양시멘트와 현대시멘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쌍용양회 인수전 참여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시멘트업계 잠재 후보는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4개사다. 이들 중 누구라도 쌍용양회를 품에 안을 경우 확실한 업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어 시장 재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국내 시멘트 시장은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7개사가 8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시장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과점시장의 장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상위 7개사의 연간 생산능력이 6200만 톤에 달하는 데 비해, 시장 수요는 4500만 톤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생산업체들의 공급능력이 수요를 40% 가량 웃돌고 있어 단가 인상 등 수익성 향상 전략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생산능력 감축이나 생산량 조절 등이 필수적이나 각 업체들 모두 눈치만 볼 뿐 구조조정에 나서길 꺼리고 있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 모두 공급능력에 비해 시장 수요가 감소하자 정부 주도나 업계 자발적으로 생산능력 감축에 나서 시장을 안정화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의 시멘트 단가는 동북아 3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시간이 문제일 뿐 일부 업체의 도산이나 몰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1위인 쌍용양회가 매물로 등장했기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이 국내 시멘트 시장을 개편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쌍용양회를 동종업체가 인수할 경우 시장 플레이어가 6개사로 줄어 경쟁 완화와 단가 인상 등 수익성 향상 전략을 구사하기가 지금보다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에서는 동종업체 중 성신양회나 한일시멘트 등 내륙사가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 가장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멘트사는 원재료인 석회석 광산의 위치에 따라 내륙사와 해안사로 구분된다. 내륙사는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충북 단양 일대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을 지칭한다. 해안사는 강원도 동해안 인근에 생산공장이 위치한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등을 일컫는다.

내륙사는 생산된 시멘트를 주로 철도와 벌크트럭을 통해 운송하며, 충청권과 수도권 동북부를 영업권역으로 삼는다. 반대로 해안사는 주로 선박을 통해 각 거점까지 시멘트를 운송하며 영호남지역과 수도권 서남부를 주된 영업권역으로 갖고 있다.

따라서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 같은 내륙사가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 라파즈한라시멘트와 같은 해안사에 비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가 더 수월하다. 판매망이 겹치지 않아 영업망 중복 등으로 인한 비용 낭비를 막을 수 있는데다 전국적인 판매망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시멘트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쌍용양회를 인수할 정도로 튼실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아세아시멘트나 한일시멘트의 경우 비교적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지만 5000억 원대로 예상되는 쌍용양회 매각가를 감안하면 자력으로 인수를 추진하기가 버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M&A업계에서는 국내 시멘트업체들이 쌍용양회 인수전에 나설 경우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FI)의 힘을 빌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EF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양회를 인수한 뒤 업계 재편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PEF의 지분을 되사주는 전략을 활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