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자체사업 '웃고' 자회사에 '울고' [Company Watch]전자·산업차BG 등 선방 불구..중공업·인프라·엔진 부진 '시름'
김장환 기자공개 2014-11-04 10:59:4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31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인 두산이 자체 사업 역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엔진 등 자회사들이 부실한 실적을 내놓은 탓이다. 올해 3분기 별도기준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도 연결기준 수익은 크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31일 두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5841억 원, 영업이익 14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5% 올랐고, 영업이익은 무려 164.2% 증가한 수준이다. KFC 매각 대금으로 1000억 원대 영업외이익이 유입되면서 당기순이익도 1092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호조는 전자BG에서 실적 향상이 컸다. 대부분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인쇄회로용 동박적층판(PCB)을 생산하는 부문이다. 중화권과 베트남 시장 확대가 3분기 전자BG 부문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아울러 동박, 필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인하가 영업이익 증대 기반이 됐다.
산업차량BG도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로 안정적 성장세를 보였다. 산업차량 부문에서 기록한 3분기 매출액은 15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선진 시장에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고, 유럽 및 기타 신흥시장에서도 전분기 대비 매출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유압기기 및 방산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트롤BG 역시 외형 성장을 이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꺾여가는 추세이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반등했다. 중국 로컬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협의가 본격화됐고, 선진시장에서 개발 및 판매도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두산의 주력 3대 사업부인 이들 전자·산업차량·모트롤BG는 당장 오는 4분기에도 안정적 성장 전망을 얻고 있다. 전자는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CCL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산업차량은 북미·유럽 및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강화 움직임, 모트롤은 중국 시장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대형업체 위주의 성수기 대비 물량 확보 움직임이 긍정적이다.
두산그룹은 실적발표를 통해 "전자부문은 S·H사 등 기존 고객에 대한 매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개발 영업 및 기술 지원 강화로 중화권 거래처가 확대될 것"이라며 "산업차량은 전 시장에서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대응전략, 모트롤은 선진 고객사와 진행 중인 양산공급을 차질없이 진행해 실적 개선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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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결기준으로 보면 두산은 이번 3분기 역시 아쉬운 결과를 내놨다. 특히 두산중공업, 두산엔진 등 주력 계열에서 손익이 고꾸라진 것이 두산그룹 전체에 타격을 안겨준 모양새다. 기대를 모았던 두산인프라코어마저 올해 3분기에는 전년 동기에 비해 아쉬운 실적을 내놨다.
우선 두산의 연결기준 실적 저하에 가장 큰 타격을 안겨준 곳은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3분기 별도기준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715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놨다. 전년 동기 대비 42%나 급감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1조7542억 원으로 같은 기간 13.2% 감소했다.
두산중공업의 매출 부진은 라빅, 몽중 등 일부 대형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된 데 반해 수주잔량은 줄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설계·엔지니어링·조달 등 EPC 부문에서 추가적인 원가가 발생해 수익성이 둔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예상했던 올 한해 영업이익도 크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불안한 실적 흐름을 보였기는 마찬가지다. 3분기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7910억 원의 매출과 100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2.5% 하락한 실적을 내놨다. 그나마 당기순이익은 246억 원으로 오히려 18.2% 증가했지만 밥캣홀딩스 분할에 따른 법인세 이익으로 유입된 일회성 이익에 불과했다.
두산엔진은 적자를 지속하며 두산그룹 실적에 시름을 더했다. 3분기 매출은 18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올랐지만 75억 원대 영업적자, 49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선박엔진 납기 지연과 디젤발전 수주지연에 발목을 잡혔다는 평가다. 내년 1분기까지는 이 같은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의 내년도 성장 전망은 아직까지 '안정적'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자체사업에서는 연료전지의 사업부 편입이 프로덕트 믹스 다양화 관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 시장 점유율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는 점, 두산엔진은 LNG선용 고부가가치 엔진 수주를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 등으로 안정적 전망을 얻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자체사업부문은 산업용차량에 이어 연료전지 사업 편입으로 사업믹스가 다양화 됐고, 두산엔진은 고부가가치 수주 확대, 두산인프라코어는 해외 시장에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추세"라며 "두산중공업도 당분간 실적 모멘텀은 제한적이지만 RCPS 발행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투자 가치가 있는 종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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