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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매각에서 IPO로 선회한 배경은 작년 흑자 전환 이후 성장성 기대…FI 입김도 한몫한 듯

민경문 기자/ 한형주 기자공개 2014-11-17 14:09:13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4일 09: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인수합병(M&A) 매물이었던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관사(JP모간)까지 선정하고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에 대한 매각 의지를 밝혔던 서정진 회장이었다.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과는 구체적인 M&A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올해 7월 셀트리온 3사의 매각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현 시점에서의 지분 매각이 기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악성루머를 동반한 공매도 세력을 차단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M&A에 나섰지만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다. 이후의 선택은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비상장사로 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IPO였다.

이는 지난해 9월 셀트리온헬스케어 기존 주주 및 계열사를 대상으로 1800억 원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를 발행했을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서 회장(540억 원어치), JP모간 계열의 원에퀴티파트너스(405억 원), 셀트리온GSC(871억 원) 등이 주요 인수자였다. 당시 이들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 가치로 책정한 금액이 약 1조 2000억 원 수준이었다.

두 달 전에는 미국 제약업체인 호스피라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발행하는 2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사들이기도 했다. 모두 메자닌 성격이긴 하지만 상장 이후 보통주를 전환해 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 IPO성 투자로 풀이되고 있다. 이 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에퀴티 밸류는 2조 4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는 최근 실적 개선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1452억 원으로 2012년(338억 원)의 4배를 웃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3억 원, 192억 원으로 일제히 흑자 전환했다. 특히 셀트리온이 '램시마'의 유럽 판매를 받으면서 실질적으로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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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발주금액이 7811만 유로(약 1100억원) 규모인 특수관계자와의 계약과 각각 5억 8863만 달러(약 6031억원), 632만유로(약 88억원)인 비특수관계자와의 계약 사항이 기재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는 9316억 원에 달했지만 해당 발주 건으로 재고 상당 부분을 줄였을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순이익이 200억 원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2조 원 내외의 기업가치가 다소 무리수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FI들의 경우 향후 성장 가능성에 베팅했다고 본다"며 "서 회장이 M&A 대신 IPO로 선회한 것도 이 같은 FI들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원에퀴티파트너스 등은 서 회장이 지분을 팔 경우 동반 매각할 수 있는 권리(태그얼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들은 FI는 2014년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원금에 25%의 복리를 얹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향후 성장 추이를 감안해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실 검찰이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서 회장을 고발하면서 IPO 시도가 무산될 수도 있었지만 지난 5월 약식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걸림돌은 사라진 상태다. 통상의 주가 조작과 달리 시세차익을 노리지 않았고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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