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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헬스 IPO 목표, 2조 밸류...근거있나 주당 500만원대..미·유럽 등 해외시장 안착 '관건'

한형주 기자공개 2014-11-17 14:07:21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4일 0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나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과연 2조 원을 웃도는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사측이 목표한 실적 달성을 전제로 불가능하진 않다는 평이 우세하다. 다만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바이오시밀러 산업 특성상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게 주관사 선정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돌리면서 올해와 내년 사이 시가총액 2조 원대에 해당하는 이익이 예상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즉 2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기초로 공모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난달 미국 제약사 호스피라를 대상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평가받은 밸류에이션이 2조 4000억 원 가량이다. 발행주식 총수(우선주 포함 47만 8443주)를 감안한 주당 가격은 500만 원대(액면가 5000원)에 달한다. 기업공개(IPO) 때 이에 부응하는 밸류가 나와줘야 상장이 가능한 구조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난 2011년 말 JP모간 계열 사모투자펀드인 원에쿼티파트너스를 상대로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할 때 책정한 주당 가격은 230만 7500원, 이에 따른 에퀴티 밸류는 1조 1040억 원이었다. 약 3년 만에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오른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간의 실적 추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115억 원, 2012년 -245억 원으로 손실폭을 키우다가 지난해 들어서야 192억 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이대로는 피어그룹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을 50배로 잡아도 시가총액이 1조 원이 안나온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바이오시밀러 관련주들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PER는 대략 30배 정도다. 이로 미뤄볼 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총이 2조 원에 이르려면 이익 규모가 못해도 500억 원은 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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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감독원

당초 원에쿼티파트너스와 올해 IPO를 약조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 시기를 내년으로 미룬 것도 다름 아닌 실적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원에쿼티파트너스는 3년 전 셀트리온헬스케어 RCPS에 투자하면서 '영업실적이 신주인수계약서 상에 명시된 목표에 못 미칠 경우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일단 셀트리온은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해 약 35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셀트리온이 이토록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은 주력 제품인 바이오시밀러 관절염 치료약 '램시마'(레미케이드 복제약)의 해외 시장 진출 기회가 대폭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내년 2월 유럽에서 '레미케이드'와 '엔브렐' 등의 특허만료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일본에선 이미 이달부터 셀트리온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미국도 내년 3~4분기쯤 램시마 판매를 승인할 것으로 셀트리온은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성장 모멘텀만 확보되면 2조 원대 밸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사측 논리다.

제안서를 준비 중인 증권사들도 셀트리온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에 맞춰 딜 구조를 짜고 IPO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슈들을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주관사 후보들 입장에선 내년 IPO 시장 대어(大魚)를 잡는 데 굳이 밸류에이션 적정성 문제로 물음표를 던질 이유가 없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성장 목표에 대해 의문을 다는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바이오시밀러라는 인더스트리가 향후 얼마만큼 성장할지를 가늠키 어렵다는 게 문제다. 오는 2020년까지 10조~20조 원 규모의 거대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글로벌 데이터를 종종 접하지만 현재로선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헬스케어 산업을 볼 때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매출할 수 있는지, 해당 시장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가령 내년부터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특허가 풀린다면 셀트리온으로서는 시장점유율(M/S)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인지, 독일·프랑스·스페인 같은 유럽 주요 국가 내에서의 매출추이는 어떻게 될지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

지난해 말까지 9000억 원 넘게 쌓여있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이 올해 얼마나 소진됐는지도 점검 포인트로 지목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 준비를 본격화했다는 것은 적어도 올 3분기까지 실적을 집계했을 때 재고자산의 획기적인 축소 등 긍정적인 시그널이 포착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다만 실제로 판매가 1000억 원에 됐는지, 2000억 원에 됐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어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다른 고객사 없이 오로지 셀트리온이 생산하는 의약품만 유통·판매한다는 점도 상장심사 이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애초 셀트리온 내 하나의 사업부 개념이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2010년 (주)셀트리온홀딩스에서 인적분할했다.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 마감일은 오는 17일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후 적격 예비후보(숏리스트)를 추린 뒤 월말 제안설명회(PT)를 실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달 안에 최종 주관사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닥 입성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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