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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팅한 '신영마라톤'이냐, 현금 늘린 '한국밸류10년'이냐 신영 "낮은 수익률, 환매 가능성 낮다 판단"..한국밸류"시장 예측 불가, 보수적 접근"

박상희 기자공개 2014-12-03 08:53:1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7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가치투자펀드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신영마라톤펀드와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호펀드의 서로 다른 유동성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수익률이 부진했던 신영마라톤은 당분간 투자자의 환매 수요가 적을 것으로 판단, 자산의 대부분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호는 주식투자 비중을 80% 대 중반까지 낮추는 대신 유동성 비율을 높였다. 현재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연말까지 관망하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2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5% 수준의 양호한 수익률을 올렸던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1(주식)'은 올해 들어 수익률이 마이너스(-) 2.45%로 부진하다. 자본재 섹터에 집중한 포트폴리오 성과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락했다.

신영마라톤A1펀드
<출처: 한국펀드평가>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부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고객이 당분간 환매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주식 투자 비중을 100% 풀(full)로 채운 상태라, 유동성 비율은 제로(0)에 가깝다"고 말했다. 유동성이란 고객의 환매 요청에 대비한 현금성 자산을 일컫는다.

주식 투자 비중을 높였지만 기존 포트폴리오 전략에 변화는 주지 않을 계획이다. 산업재와 소재관련주 등 자본재 섹터에 집중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그대로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초 기준 신영마라톤A1펀드의 주식 보유 비중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SDI, LG화학, 포스코, 대림산업, SK이노베이션, 현대글로비스 등 자본재 섹터 기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은 최근 펀드 내 주식 투자 비중을 85% 내외까지 낮췄다. 주식형펀드는 일반적으로 주식 투자 비중이 95% 전후 수준을 유지하고, 90% 초반일 경우면 보수적으로 접근한다고 본다. 주식 비중을 90% 아래로 낮췄다는 건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 주식1호펀드
<출처: 한국펀드평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시장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며 "현재 고평가 된 주식이 많고, 당장 급하게 담아야 할 주식이 보이지 않아 여유 있게 관망하면서 사야 할 주식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결산 시즌이 다가오기 때문에 환매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밸류주식1호펀드는 연초 이후 2.93%의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해 수익률(20%)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경쟁펀드인 신영마라톤펀드 등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 9월 초 기준 한국밸류주식1호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메리츠화재,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상대적으로 금융주가 상위권에 많이 포진돼 있다. 네이버, 한국가스공사, 롯데쇼핑 등 상위 10개 종목을 비교했을 때 신영마라톤과 겹치는 종목이 거의 없다.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은 한국밸류주식1호펀드가 앞서고 있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신영마라톤이 앞선다. 신영마라톤A1펀드가 4.96%의 수익률로 선방한 반면, 한국밸류주식1호펀드는 -0.9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형펀드에서 주식투자 비중 5%포인트 차이는 엄청나게 크고, 시장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는 의미"라며 "주식투자 비중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신영마라톤과 유동성 비율을 높인 한국밸류주식1호펀드가 추후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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