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 주관사 선정 지연, 서정진 회장·FI 갈등 탓? 상장 방식 둘러싼 의견 대립 가능성 제기…램시마 승인 여부도 관건
민경문 기자공개 2015-01-19 10:52:42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5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기업공개(IPO)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 작업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주관사 선정 절차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회사 측은 연내 상장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상장 방식을 둘러싸고 최대주주인 서정진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간 의견 대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셀트리온의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는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돌입했다. 제안서 접수 결과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이 적격 후보업체(숏리스트)로 추려졌으며 11월 20일 프레젠테이션(PT) 심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관사 선정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적어도 11월 안으로는 주관사 선정이 이뤄져야 했던 상황이었다. 당시 PT에 나섰던 주관사 후보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아직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기다리는 것 외에는 딱히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IPO는 LIG넥스원과 함께 올해 진행될 IPO 빅딜 중 하나로 꼽힌다. 주관사 후보 상당수가 제안서 제출 당시 무려 2조 원대의 밸류에이션을 써냈다. JP모간 계열 사모펀드인 원에퀴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 테마섹 등은 일찍부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2011년부터 수천억 원의 자금을 투자해 왔다.
이들의 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IPO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처럼 주관사 선정이 계속 늦어질 경우 당초 계획한 연내 상장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회사 측은 주관사 선정의 지연 배경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장 방식을 둘러싸고 서정진 회장과 FI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 회장이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항체 '램시마'의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해외 상장을 노리는 데 반해 엑시트가 최우선 목표인 FI가 각종 위험부담과 비용 등의 문제로 국내 상장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
이번에 주관사 작업에 나선 것은 일단 FI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회사 방침은 기본적으로 서 회장(지분 50%)이 결정하기 마련이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 39%지분을 보유한 FI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실제 FI 대부분이 이사회 멤버들이다보니 서 회장은 이들과의 의견조율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램시마 승인이 아직까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연내 상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 들어 노바티스 자회사인 산도즈의 바이오의약품 '필그라스팀'이 미국 내 첫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면서 램시마의 승인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조 원대로 예상되는 밸류에이션 역시 램시마 승인이 전제조건이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번 상장 작업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 세력 때문에 경영권 매각 입장을 밝혔다가 지난해 7월 돌연 이를 번복했다는 점도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3년 말까지 9000억 원 넘게 쌓여있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자산의 소진 여부도 상장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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