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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재벌3세]'태양광 실크로드 개척' 그룹 리모델링[이우현 OCI 사장]자본시장에서 실무 경험, 강한 추진력 갖춰

김익환 기자공개 2015-01-27 08:11:46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0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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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일정 때문에 질문은 그만 받겠습니다. 가시죠 사장님." "아니야, 한가지 질문만 더 받을게요."

태양광 기업 OCI의 기업설명회 때마다 실랑이가 벌어진다. 기업설명회가 끝나면 곧이어 외국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컨퍼런스콜이 이어진다. 하지만 기업설명회가 끝나면 몰려든 기자와 회사 관계자로 이우현 OCI 사장(사진) 주변은 금세 북새통이 된다. 이 사장 수행원은 이런 실랑이에 간혹 곤혹스런 표정을 짓곤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은 언론과 투자자 질문을 받으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끝까지 설명을 하고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리는 고 이회림 OCI 창업주의 장손이자 이수영 회장의 장남이다. 서강대학교 화학과와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MBA를 졸업한 그는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 미국 사모펀드 캐피탈Z 등을 거쳐 2005년 8월 OCI 전략기획본부장(전무)으로 합류했다.

금융·자본시장에서 실무를 두루 경험하면서 투자 감각을 익혔고, 기업설명회 때마다 그런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그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불도저같은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그의 스타일은 경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제로 석탄화학업체로 한우물만 파온 OCI가 태양광 폴리실리콘업체로 탈바꿈하는데는 이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태양광에 조단위 투자금을 과감히 쏟아부었고, 사업영역도 잉곳·웨이퍼·발전사업으로 점차 확대해나갔다.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시에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도 나섰다.

투자금 마련을 위해 2011년 7억 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권(GDR) 발행과 2013년 미국 자회사 OCI와이오밍 상장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폐수처리약품 합작업체인 OCI-SNF 지분 50%매각에도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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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OCI의 미국자회사 OCIR을 상장하는 Opening Bell 행사를 가졌다. 좌로부터 Scott Humphrey OCIR 이사, 김청호 OCI Enterprises 상무, 이우현 OCI 사장, Kirk Milling OCIR 사장, Mark Lee OCI 전무, Tip O'Neil OCIR 사외이사

그는 대규모 투자를 후방지원할 참모진도 꾸렸다. 2013년 법무법인 세종에 재직하던 허만 변호사를 경영지원사장으로 선임한 게 대표적이다. 1958년 생인 허 사장은 하버드 로스쿨(법학석사)을 졸업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허 사장은 세종 변호사로 재직하며 OCI의 주요 법무자문을 담당하며 이우현 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허 사장은 그룹 경영전반과 법무 업무를 담당한다.

홍콩법인장을 맡고 있는 마크 리도 이우현 인맥으로 분류된다. 펜실베니아 로스쿨 출신인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교 동문으로 지난 2011년 OCI의 GDR발행 때 법률자문사였던 오릭, 헤링턴 & 섯클리프(Orrick, Herrington & Sutcliffe)의 파트너로 일하며 이 사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마크리는 지난해 가을께 OCI에서 퇴사했다.

최근에는 전략기획부 담당인 양재용 상무, 경영기획 담당인 이수미 상무를 중용하고 있다. 양 상무와 이 상무는 1973년생으로 OCI 내에서도 젊은 임원으로 꼽히며 지난해 OCI-SNF 지분매각 때도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그룹 내 최연소 여성 임원인 이 상무는 이우현 사장이 특히 신경쓰는 기업설명회 실무도 책임진다.

그를 외곽에서 지원하는 인사도 여럿이란 평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깊이 있는 정보를 꾸준히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직원들이 보고를 올리기도 전에 이미 관련 사실을 꿰고 있기도 해서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와튼스쿨 MBA와 CSFB를 거치며 닦은 인맥과 재계 네트워크도 화려하다는 평가다.

그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등과 함께 재계에서 주목받는 '1968년생 3세 경영인'으로 꼽힌다. 정용진 부회장과는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담을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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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럭비공' 행보를 보일 때도 있다. 지난 2012년 열린 기업설명회 때 "태양광 수직계열화는 미련한 짓"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는 한화그룹은 이에 발끈하며 대응자료를 낼 지 고민했다고 한다. 갑작스런 GDR 발행과 그룹의 직제개편 때에는 주주와 임직원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런 자유분방한 모습은 기존 OCI 오너일가와도 다소 판이한 모습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우현 사장의 아버지 이수영 회장은 소탈한 스타일이다. 혼자 점심을 해결하고, 소공동 본사 건물 주변을 산책하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경영자로서 지위는 굳혔지만 낮은 지분율 때문에 오너로서 입지는 단단한 편이 아니다. OCI의 지분율은 0.5%에 불과하다. OCI 최대주주이자 아버지 이수영 회장의 지분율 10.92%를 승계받아도 작은아버지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지분 5.49%)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5.43%)의 지분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견제를 받을 수도 있다.

그가 지분 17.75%를 쥐고 있는 잉곳·웨이퍼업체 넥솔론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점도 그의 경영기반에 타격을 줬다. 향후 오너로서 기반을 어떻게 닦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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