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6년만의 IR '경영진 총출동' 워크아웃 졸업 달라진 위상..금호산업·아시아나 인수 등 현안 맞물려 주목
문병선 기자공개 2015-02-10 09:07:34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6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가 약 6년만에 애널리스트 및 기관투자가 등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 바로 직후 대규모 IR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IR에 공을 들인 배경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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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마지막으로 IR을 개최한 때는 2009년 2월12일이다. 2008년 경영실적 및 2009년 사업계획 발표를 위한 자리였다.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금호타이어는 그 이후부터는 IR을 개최하지 못했다. 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부담을 떨치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금호타이어도 적자로 돌아서며 IR을 할 여력조차 없었다. 급기야 금호타이어는 2010년 초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따라서 이번 IR은 약 6년만의 IR이 되고,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얼마되지 않아 개최하는 IR이 된다.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총출동했다. 김창규 사장이 참석해 투자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사진)도 김 사장과 행보를 함께했다. 박 부사장은 요즘 대외 활동을 부쩍 늘리며 여러 경영현안을 두루 챙기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측근 임원인 박홍석 금호타이어 전무도 참석, IR을 직접 진행했다. 박 전무는 그룹 경영관리부문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다 금호타이어로 옮겨 온 전략통이다.
금호타이어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참관평이다.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졸업을 실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타이어나 넥센타이어가 지난 5년간 성장을 해 오는 동안 금호타이어는 정체기를 겪은 터라 의미있는 설명회였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워크아웃에서 졸업하자마자 이례적으로 빠르게 IR을 진행하는 데는 최근 그룹이 당면한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않게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를 키우고 기업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일이 최근 공식 절차에 들어선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등 10여개 자회사 포함) 매각전과 전혀 별개의 사안이 아님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관심은 대략 두가지"라며 "누가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 것인지와 박삼구 회장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지"라고 했다. 이어 "박 회장의 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는 바로 금호타이어이고,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금호타이어가 IR 등 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건 올해 벌어질 그룹 전체 지배구조 변화와 무관치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지분 2.65%를 갖고 있다. 아들 박 부사장 보유 지분율(2.57%)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보유 지분율(2.77%)을 더할 경우 약 7.99%의 금호타이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 약 1200억 원가량이다. 금호산업 예상 인수가격과 비교해 한참 부족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들도 보유 중이던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하고 금호타이어 지분을 시장에서 사고 있다. 이날 IR행사를 진행한 박홍석 전무와 김창규 사장도 최근 금호타이어 지분을 늘렸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가치를 키우는 일이 곧 박 회장의 자금조달 능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어떤 형태가 되든 금호타이어를 지렛대 삼아 금호산업 인수전에 임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외부에 드러난 박 회장의 부(富)는 금호타이어 보유 지분이 거의 전부다. 경우에 따라 금호타이어가 금호산업 인수 주체로 나설 수도 있다. 워크아웃에서 졸업했기 때문에 채권단 동의를 받는 일은 어렵지 않다.
금호타이어가 주최한 6년만의 IR 행사가 쉬이 보이지 않는 이유다. 다양한 목적이 있어 보이는 이번 IR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행사에서 작년 3조4365억 원의 매출액과 35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3.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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