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성 두산인프라 대표, 사임 배경은 실적 악화 등 부담 …오너 일가 직접 경영 가능성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5-02-10 09:12: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9일 16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가 취임한 지 9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밥캣 차입금 리파이낸싱 등 재무구조 안정화에 상당한 공을 세웠지만 지난 몇 년간 외형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오너일가 일원을 새롭게 대표이사로 앉히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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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이사가 사임을 결정한 것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이 악화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매출 외형이 급감하면서 목표에 크게 미달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 사임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1년 이후 매출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2010년 7조4819억 원에서 이듬해 8조4631억 원까지 올랐던 매출이 이후 해마다 꾸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7조6886억 원으로 전년 보다 0.6%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 4530억 원, 순이익 240억 원을 기록해 각각 22.6% 증가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외형 축소는 뼈아픈 대목이었다. 결과적으로 해마다 대내외적으로 제시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이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회사인 만큼 전문경영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현상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 부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건설기계BG 부문의 판매 증대가 예상보다 더디게 이어진 탓이 컸다. 특히 중국시장이 부진한 양상을 보인 것이 발목을 잡았다. 현지 부동산 경기 악화가 굴삭기 등 중장비 판매량이 줄어든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건설기계BG가 중국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71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60억 원 줄었다. 아시아태평양·신흥국가(APEM)를 제외하고 북미·오세아니아(NAO),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등 대부분 시장에서 매출이 늘었지만 중국 시장 매출 감소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 시장에서 매출 감소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이어지며 부담을 샀다. 지난해 두산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던 건설중장비 금융리스업 담당 자회사 두산융자조임유한공사(DCFL)를 두산인프라코어에 흡수하는 등 현지에서 다양한 조직슬림화를 단행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올해 더욱 고강도 구조조정이 시행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재무부담이 재차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샀다. 총차입금이 과도하게 많은 상황에서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총차입금은 6조1661억 원, 순차입금은 5조691억 원에 달했다. 이런 와중에 야기된 중국 시장의 침체 장기화 가능성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재무레버리지를 축소하기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이사의 사임을 계기로 두산그룹이 오너 일가를 두산인프라코어 경영진으로 앉힐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2013년 4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그 기간 동안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예상되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 보다 강력한 의사결정 권한을 지닌 오너 일가가 직접 뛰어드는 것이 더욱 유리할 것이란 해석도 뒤따르고 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9일 이사회를 거쳐 손동연 기술본부장을 신임 CEO에 임명했다. 손 CEO는 GM코리아 기술연구소장을 거쳐 2012년 3월 두산인프라코어에 영입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기술 경쟁과 트랜드 변화에 발빠른 대처를 위해 손 CEO를 대표 자리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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