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3월 05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를 둘러싼 현대차와 카드사 간의 기싸움이 현대차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는 분위기다. 작년 말 가장 먼저 협상에 나선 KB국민카드는 현대차의 요구대로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5%로 내렸고 BC카드와 신한카드는 아예 상품 운영을 중단했다.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으로 내리거나 가급적 복합할부 상품을 취급하지 않길 바랬던 현대차의 뜻대로 되고 있는 셈이다.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가 카드사와 캐피탈사에게 주요 수익원인 것은 맞지만 주 고객인 현대차의 눈치를 안 볼 순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와의 일반카드 거래라도 끊기면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처음부터 현대차에 유리한 게임이였다곤 하지만 '여신금융협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카드사들이 현대차의 압박에 못이겨 상품 운영을 포기하고 고객들이 복합할부 상품의 이용권리를 박탈 당하고 있는 데도 협회는 방관적 태도를 고수해왔다. 보다 못한 카드사들이 해당 분쟁과 관련, 협회에 중재 역할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협회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비슷한 시기 자동차산업협회가 "복합할부 상품은 가맹점 수수료를 가로채기 위해 카드사들이 만든 편법"이라며 현대차의 입장을 적극 대변해준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물론 협회의 입장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복합할부금융의 경우 현대차와 카드사 간의 사적인 계약이기도 하지만 일부 카드사와 캐피탈사들이 복합할부 상품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협회가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주기가 애매한 상황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협회가 중재에 나서거나 업계의 입장을 당국에 제대로 전달만 해줬어도 4조 원에 달하는 복합할부 시장이 존폐 위기에 놓이진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이제 협상이 남은 곳은 삼성카드. 삼성카드의 한 해 복합할부 결제 규모가 1조 3000억 원에 달하고 재계 1,2 그룹 간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점에서 반전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은 의외로 조용하다. 업계 예상과 달리 삼성카드의 공세도 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의 존폐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폐지가 결정된다면 1년 간의 기나긴 싸움은 끝이 난다. 동시에 4조 원에 달하는 카드사들의 영업 기반도 사라지게 된다. 협회의 뒷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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