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5월 06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독이 올해 1분기에 지난 2010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신약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선 탓에 예년에 없던 비용을 썼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수익성 증대 방안이 없는 가운데 R&D투자를 차질없이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6일 한독의 1분기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한독은 올해 1분기 841억 원의 매출과 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5.87% 늘면서 외형성장을 이어갔다. 반면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사노피와 결별한 이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지만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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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R&D투자가 급증한 탓이다. 한독은 올해 1분기 55억 원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투자액으로 한독의 매출 중 6.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R&D투자에 치중하는 사이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진통소염제인 '케토톱'과 숙취해소제 '레디큐'의 판매호조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R&D투자 부담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웠다.
한독 관계자는 "R&D투자가 전년동기보다 72.2% 늘었다"며 "일부 신약에 대한 투자와 레디큐의 임상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독은 R&D투자 비중이 낮은 제약사 중 하나다. 다국적제약사인 사노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탓에 상품매출 비중이 높고 신약개발이 전무했다. 2012년 사노피와 결별했지만, R&D투자 비중은 여전히 5%대를 넘지 못하면서 신약개발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제품 노후화와 더딘 신약개발로 실적 개선 한계에 부딪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하지만 한독은 올해 초부터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철준 한독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신약개발과 신사업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R&D투자와 신약개발'에 무게를 두고 향후 실적을 견인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벤처기업인 제넥신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지난해 제넥신과 함께 개발한 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제와 자가염증질환치료제의 임상 1상을 마치면서 신약개발의 첫 단추를 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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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렇다 할 수익원이 없는 가운데 지속적인 R&D투자가 가능한가라는 점이다. 수익성 저하로 현금흐름 창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R&D투자를 늘릴 경우 재무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내부에서 현금 마련이 어려운 한독은 R&D투자를 위해 외부로부터 자금을 수혈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한독은 제넥신 투자와 한독테바 설립 등을 위해 외부로부터 자금을 빌렸다. 그 결과 2011년까지만 하더라도 4%였던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15%까지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46%에서 67.4%까지 늘어났다.
현재 한독은 태평양제약으로부터 인수한 케토톱을 제외하고는 실적을 이끌만한 제품이 없다. 올해 1분기 매출이 증가한 이유도 지난해와 달리 케토톱 매출이 실적에 반영된 덕분이다. 더욱이 도입품목에 의존하다보니 원가율 부담이 높아 수익성이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9%에 불과하다.
수익성 저조는 현금창출력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은 398억 원으로 전년보다 226% 늘어났지만 매출채권이 146억 원 감소한 덕분이다. 반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36억 원으로 전년대비 76% 감소했다. 운전자본 조정에 따른 일시적인 현금흐름 개선 효과가 사라진다면 부진한 영업실적이 부각되면서 현금흐름 악화 속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는 한 R&D투자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약개발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R&D부담을 어떻게 안고 가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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