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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점의 아픔' 파라다이스, 설욕전 벌인다 [면세점 대전-후보 분석]1990년 경쟁에 밀려 장충동 면세점 문닫아, 재무구조·사회공헌 '우수'

김익환 기자공개 2015-06-12 09:48: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5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면세점 사업에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1986년 9월 파라다이스는 중구 장충동 본사 사옥에 면세점을 개점했다. 하지만 서울 면세점 터줏대감인 롯데, 신라, 동화와 경쟁에서 열세를 보이면서 실적악화에 시달리다 1990년 10월 결국 문을 닫았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25년만에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넉넉한 살림살이와 면세점 30년 운영 경험을 어필해 서울 면세점 시장에 재입성한다는 각오다.

◇풍성한 곳간…재무구조·사회공헌도 '우수'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지난 1일 중소·중견 기업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SK건설 명동빌딩(3~9층)에 면세점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중소·중견 기업 몫으로 단 한 곳의 면세점이 배정된 제한경쟁에는 파라다이스와 유진기업, 하나투어컨소시엄을 비롯해 14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14대 1의 경쟁률에서 파라다이스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운영능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파라다이스 모회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은 2012년 신세계에 부산 면세점을 판 것을 시작으로 잇따라 사업부를 매각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부산 카지노를 자회사 파라다이스에 1200억 원에 매각키로 했다. 카지노 사업을 잇따라 매각하면서 곳간은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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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글로벌의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말 75%로 2010년(39.3%) 이후 해마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말 기준 유동비율과 부채비율도 각각 186.2%, 35.9%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축에 속한다.

강력한 중소·중견 면세점 경쟁후보로 꼽히는 유진기업은 지난해말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이 각각 97.6%, 82.1%를 나타냈고 하나투어는 같은 기간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이 각각 115.44%, 121.38%를 기록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의 재무구조가 앞선 업체보다 확실히 우월하다. 올해 안에 부산 카지노 매각대금까지 수령하면 재무구조는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면세점 관리역량도 여타업체와 비교해 앞서 있다. 1983년 부산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파라다이스글로벌은 2012년 신세계 그룹에 매각하기까지 30년 이상 면세점을 운영했고 비록 실패했지만 서울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도 있다.

경제·사회 공헌도와 상생협력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기부금비율(기부금/영업이익)은 무려 11.92%에 달했다. 경쟁업체의 기부금비율이 1~2%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정도(1000점 만점의 150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전망이다.

◇오너家 경영기반, 면세점 사업으로 다지기

면세점 사업은 파라다이스그룹 오너일가의 지배기반을 강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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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면세점이 입주할 계획인 SK건설 명동빌딩
파라다이스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이 최대주주로 지분 37.85%를 보유하고 있고, 이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전필립 회장(지분율 67.33%)과 전 회장의 삼남매(20.1%)가 지분 87.43%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전필립 회장→파라다이스글로벌→파라다이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오너일가의 경영기반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췄다. 문제는 자체 사업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건설 △카지노 △호텔 사업을 영위하며 수익을 올렸지만, 올 들어 카지노 사업을 대부분 정리하고 있다.

호텔·건설 사업이 남아 있지만 호텔사업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실적기여도는 크지 않다. 건설사업은 2013년부터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다소 불투명하다.

건설부문의 수주잔고 가운데 공공사업 최저가 낙찰 공사 비중이 높아 높은 영업익을 올리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아울러 주택사업 비중(지난해말 56.77%)이 높아 국내 주택경기 분양성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사업 기반이 취약한 파라다이스글로벌로선 알짜실적이 기대되는 면세점 사업을 통해 탄탄한 재무구조를 지켜나갈 유인이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오너일가의 경영기반도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라다이스글로벌은 면세점 입찰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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