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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 현대미포조선 지분 매각 까닭은 주가 오르자 서둘러 매각 '차익실현'..수주 고갈, 불안한 업황 전망 탓

김장환 기자공개 2015-06-08 08:26: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5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들어 현대미포조선 지분을 크게 늘렸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갑작스럽게 주식을 매도하고 나섰다. 올해 매입 시점보다 최근 주가가 상당 수준 오른 데다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 따라 서둘러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미포조선은 5일 사우디아라비아통화국(Saudi Arabian Monetary Agency, SAMA)이 지난달 8일부터 27일까지 16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매도한 주식수는 총 55만9427주로 매각가는 약 470억 원이다. 이로써 SAMA 보유 지분율은 4.47%까지 줄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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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의 현대미포조선 주식 보유 현황이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1월 8일이다. 장내에서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 5%를 넘기면서 대량보유내역 보고의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같은 달 주식을 더 사들이면서 SAMA의 현대미포조선 총 보유 주식수는 145만2464주, 지분율은 7.26%까지 늘었다. 지분 매입액은 총 1390억 원에 달했다.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SAMA가 갑작스럽게 지분을 매각하고 나선 것은 주가가 1월 추가 매입 시점보다 상당 수준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향후 추가적인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힘들 것이란 판단에 따라 이뤄진 행보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미포조선에 따르면 SAMA가 주식을 매입했던 1월 9일과 12일 취득 단가는 각각 7만1613원, 7만283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분을 매도한 5월 평균 매각 단가는 8만5134원으로 최고가는 9만1067원, 최저가는 7만8502원을 기록했다. 1월 매입 시점보다 저가의 거래내역은 없었던 셈이다.

SAMA의 지분 매각은 올해 들어 4월 한때 최고점을 찍은 이후 이뤄진 행보라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지난 4월 16일 9만4500원을 기록했던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이후 하락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시장의 기대에는 부응했지만, 동시에 수주 부진 소식이 함께 전해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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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현대중공업이 1분기 크게 저조한 실적을 내놓은 것도 현대미포조선 등 자회사들의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현대미포조선과 같은 날 실적을 공시한 현대중공업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924억 원, 당기순손실 125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보다도 더욱 악화된 실적을 내놨다.

여기에 증권가에서는 조선업계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마저 잇따르고 있어 조선업종 주가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최근 NH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체들이 상반기까지 유의미한 실적개선세를 보여주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2분기 실적 역시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었다.

이를 뒤로하고 지난해부터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한 탓에 현대미포조선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란 판단도 있지만 이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무엇보다 수주 실적 감소가 부담이다. 지난 4월 말 기준 수주액은 4억5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8억7800만 달러 대비 절반 정도에 그쳤다. 올해 계획한 30억 달러 목표를 과연 달성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한 상태다.

결국 SAMA의 지분 처분도 이 같이 불안한 업황 전망 등을 토대로 이뤄진 엑시트(EXIT) 전략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주가가 크게 올랐던 지난달 서둘러 주식을 팔고 나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향후 추가적인 지분 매각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다만 SAMA가 당장 지분을 추가 매도할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SAMA가 5% 지분을 넘기기 전까지 사들였던 주식의 평균 매입단가는 10만 원이 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볼 때 현대미포조선 주가가 비슷한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이상 급작스러운 대규모 지분 떨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종가 기준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7만45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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