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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순환출자 해소' 안하나 못하나 국내 대기업집단 고리 중 90.6%, 자발적 해소 기류 동참 여부 관심

문병선 기자공개 2015-07-02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01일 16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2015년 4월1일 기준 416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 중 가장 많고, 2위인 삼성그룹(10개)과 비교해도 406개나 많다.

한진그룹과 한솔그룹 등 대기업집단이 하나 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순환출자 해소에 나서는 가운데 롯데그룹도 순환출자 해소에 나설 지 관심이 쏠린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15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도 61개 대기업집단 중에서 순환출자 고리 수가 가장 많은 그룹으로 조사됐다.

순환출자 고리 현황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2014년 417개에서 2015년 416개로 1개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KT·금호아시아나·현대는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했다. KT는 2개를, 금호아시아나는 1개를, 현대는 9개를 해소했다. 61개 대기업집단이 형성하고 있는 순환출자 총 고리 수(459개)와 비교할 때 롯데그룹은 전체의 90.6%를 차지하고 있다. 순환출자 문제는 이제 '롯데'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비중이다.

요즘 재벌들의 순환출자 해소 속도는 과거 어느때보다 빨라 롯데그룹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을 정점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고 지난달 30일 정석기업 투자사업부문과 한진칼의 합병을 끝으로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했다. 한솔그룹 역시 '한솔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 개편을 진행 중이고 조만간 9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여전히 10개의 순환출자 고리 수를 갖고 있으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이 성사될 경우 매우 쉽게 순환출자 해소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게 된다.

이는 불과 지난 1~2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매우 의미있는 진전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거 없었던 기류가 형성돼 있고 순환출자 해소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는 작년 7월25일 신규 순환출자 금지 제도 시행 전 대폭 감소한 데 이어 제도 시행 이후에도 계속 감소해 자발적인 소유구조 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순환출자는 재벌 총수 일가가 적은 자본으로 다수의 계열사를 지배하게 해 주는 핵심 수단으로 인식돼 왔고 우리나라 재벌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의 전형으로 지적되던 출자구조다. 그래서 순환출자를 형성했던 대부분의 재벌은 '순환출자 해소' 압박을 받았고 해가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를 보아야 했다. 자발적으로 순환출자 해소에 나서는 것도 이런 사회적 시선 변화와 법적 규제의 변화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재벌은 하나 둘 순환출자를 해소해 가는데 롯데그룹만이 유독 '복지부동'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있다는 것은 롯데그룹 입장에서 불편하고 아픈 점이다.

롯데그룹만의 특수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롯데그룹은 '일본롯데'와 '한국롯데'로 구분돼 있다. 일본롯데가 한국롯데를 지배하는 구조다. 분리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롯데의 지배구조 정비를 위해선 필수적으로 일본롯데의 허가가 필요하다. 일본롯데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긴 했으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언제든지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롯데만이 단독으로 지배구조 정비에 나서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일본과 한국간의 지분정리나 형제간 교통정리가 아직 안된 상황에서 먼저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자주 말해 왔다. 실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층부에 위치한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제과' 3사는 '신격호·신동주·신동빈' 3인의 지분이 얽혀 있어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다.

특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배구조 개편 의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 '광윤사'라는 기업을 통해 일본롯데와 한국롯데를 지배한다. 그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순환출자 해소는 요원한 일이다.

롯데그룹은 해마다 발표되는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자료에 대해 불편해 하면서도 불법인 아닌 만큼 현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언젠가는 개편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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