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위기돌파 정공법 '약될까 독될까' [Rating Watch]2019년까지 10조 투입 예정…재무 부담, 신용도 위축 불가피
정아람 기자공개 2015-08-03 11:20:21
이 기사는 2015년 07월 30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대규모 차입부담을 극복하고 A급에 계속 머물 수 있을까. 2019년까지 예정된 10조 원 이상의 대규모 항공기 구입계획에 대해 국내 크레딧 업계에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라는 관점과, 현재로서는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요원해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관건은 재무부담 확대를 최소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우호적 전망을 유도할 수 있는 방책을 세울 수 있느냐는 것. 실적 가변성이 높아진 항공산업 시황을 감안하면 증자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긍정적 시각보다는 부정적 전망에 무게가 기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상반기 실적 호재에도 '부정적' 전망 그대로…연말 정기평가 예정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A-',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각각 2014년 5월과 6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고 "차입금 부담이 과도하게 크고 재무지표 안정성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월 정기평가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대한항공의 2015년 3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14조 60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부터 2019년까지 노후 항공기 교체와 신규 항공기 도입 목적으로 약 10조 원의 지출이 계획돼 있어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차입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데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노후 항공기 매각 등으로 일부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차입이나 항공기 리스 관련 원리금, 이자비용 상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이 예상을 상회했음에도 '부정적' 전망을 유지한 것은 차입금 감축 가능성보다 앞으로 증가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올해 상반기같이 낮은 유가가 받쳐준다면 그나마 현 수준 재무지표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이는 장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부채비율 730%, 생존 위해 감수해야?
항공기산업 특성상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내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은 있다. 통상적으로 국내 신용등급 A급은 국제신용등급상 BB급에 매칭된다. S&P 기준 'BB-'인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885%에 달해 올해 3월 말 기준 730%인 대한항공을 웃돌았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역시 공격적으로 신규 항공기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같은 시기 또다른 미국 항공사인 델타 항공의 부채비율이 100%대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 특성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아주 특수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연료효율이 높은 항공기를 도입해 더 경쟁력 있는 운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생존에 필수적인 투자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아·태지역 항공 운송 수요가 계속 성장할 것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는 EBITDA 창출 능력도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상존…부채감축 해답 있나
다만 현재와 같은 공격적 투자가 지속될 경우 향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대한항공의 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는 트리거로 '별도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R 지표가 6 배를 초과하는 수준이 유지될 경우'를 제시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별도기준 EBITDAR/매출액 지표가 15% 이하'인 경우를 제시했다. 한신평의 경우 '조정순차입금/자기자본이 700%를 지속적으로 초과할 경우' 역시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실질적인 차입금 감축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현재 대한항공 상황에서는 해외시장 점유율 유지, 국내 저가항공 공세 방어를 위해 추가 차입이 불가피하겠지만, 등급 방어를 위해 추가 부채 감축 방안은 계속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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