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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운용 IPO 시도 '시기상조' IB업계, 상장배경 공감 못해...밸류에이션 기대미만

신민규 기자공개 2015-08-07 09:40: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6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상장 시도를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흥행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일찌감치 손을 털었다. 지난해 우리자산운용과 합병했지만 여전히 저조한 시장점유율과 뚜렷하게 내세울 게 없는 비즈니스 구조, 자산운용업종 자체의 침체된 분위기 등이 발목을 잡았다.

KDB대우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부터 주관사 선정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아쥔 것은 지난 7월이다. RFP를 받은 증권사들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국내 자산운용사 상장 건을 두고 '생소하다',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장 자체를 예상하지 못해 그동안 영업을 전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구체적인 상장 배경에 대해 공감대를 갖지 못했다. 계열 증권사인 키움증권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내용은 시장에서 IPO 주관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를 묻는 정도에 그쳤다. RFP 역시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독자적으로 발송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구체적인 상장 배경을 숨긴채 상장절차에 돌입하면서 신뢰감을 갖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실제로 상장을 추진한다기보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탐색전만 펼치다 끝날 것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밸류에이션에 높은 점수를 적어내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 상장사례라는 의미가 있지만 1위 자산운용사가 먼저 나오는 게 순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 우리자산운용과 합병한 이후 운용자산이 24조 원대로 불어났지만 운용업계 순위는 9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해외에서는 비교기업을 찾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주 수익원이라고 할만한 주식운용 규모는 1조8000억 원으로 2조 원을 밑돌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10분 1 수준이다. 나머지 운용자산은 대부분 채권과 단기금융이 채우고 있다. 지난해 자기자본 886억 원 수준으로 당기순이익은 94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계열 자산운용사를 하나씩 보유하고 있어 자산운용업계의 침체된 분위기를 미리 인지하고 있기도 했다. 대형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둔 증권사는 경쟁사에 정보가 누출되는 부분을 의심할 수 있어 제안서를 적어내도 선정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만이 내세울 수 있는 뚜렷한 성장성도 찾기 어려웠다. 2013년경 상장지수펀드(ETF)의 높은 성장성을 근거로 국내 자산운용사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적이 있지만 이마저 해당사항은 아니었다. 7월 기준 ETF 시장규모는 19조 원 수준으로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점유율은 4%로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종합해봤을 때 증권사들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상장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히트를 칠 성격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자산운용사의 상장 사례까지 참고해야 하는 상황에서 품만 많이 들고 실제 얻을 것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RFP를 받은 증권사 4곳은 모두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IPO 시장이 아무리 호황이라고 해도 선호업종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는 게 지금의 트렌드"라며 "자산운용업종에 높은 밸류를 주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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