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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산은캐피탈, 인수매력 있나 4조원대 자산규모 되레 부담..기업금융 의존도 높은점도 약점

이승연 기자공개 2015-09-03 09:30: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2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은캐피탈이 인수합병(M&A)시장에 나왔지만 매각 작업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나 자산 규모는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덩치가 너무 큰 데다 기업금융 의존도가 높아 경기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산은캐피탈은 자본금 규모가 6000억 원에 달하고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순이익이 1000억 원을 넘은, 캐피탈업계에서 보기드문 거물급 매물이다. 특히 IB를 포함한 기업금융은 산은캐피탈의 강점으로 꼽힌다. 전체 영업이익의 약 40%가 기업금융에서 발생한다. 이 외 일반대출·신기술금융·상용카드 등 다양한 영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다른 캐피탈사 대비 높은 수익성은 산은캐피탈의 인수 매력을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같은 장점이 M&A 시장에서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일단 총 자산 규모가 4조 원 대로 캐피탈사로는 덩치가 너무 크고 장부가 역시 6000억 원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산은캐피탈

대형 매물이어서 산은캐피탈을 인수할 만한 곳은 국내 4대 금융 지주사 정도다. 그러나 4대 금융 지주사의 최근 상황을 보면 인수 필요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4곳 모두 캐피탈사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산은캐피탈이 리스크가 큰 기업금융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어서다.

실제 산은캐피탈이 보유한 영업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출채권은 대부분 기업금융으로 부동산 PF, 팩토링(ESCO업체의 매출채권), 선박대출 등 고수익·고위험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다. 그만큼 경기 변동성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인 디레버리징을 통해 부실 자산을 축소하고 이들 업종에 대한 여신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자산건전성의 악화 가능성은 늘 잠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산은캐피탈의 경우 고위험 선박금융과 부동산 PF 등에 50억 원 이상의 거액 여신이 있어 신용집중위험이 높은 편"이라며" 선박금융을 중심으로 한 요주의 여신규모 또한 부담스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캐피탈 업계의 주업인 할부금융업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오토론, 중고차 담보대출 등을 취급하고 있지만 사업 비중이 크지 않다. 산업은행과의 결별로 기업금융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향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부 외국계 금융사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이들은 기업금융 보단 소매금융 시장 진출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본계 금융사 관계자는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산업은행을 떼어낸 산은캐피탈이 독자적 경쟁력을 가졌는지, 인수 이후 사업적 시너지가 발휘될 지에 대해서는 아직 불활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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