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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유증 '액면발행' 배경은 장기간 거래정지로 '페어밸류' 주당 300원 산출

한형주 기자공개 2015-09-16 08:52:42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1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경영권 매각을 위한 최종 관문을 사실상 통과했다. 10일 이사회를 열어 인수자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이제 대금 납입만 완료하면 IMM PE는 대한전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 가운데 유증 신주 발행가가 단 500원에 책정된 점이 눈에 띈다. 액면 발행이다. 지난해 12월 매매거래 정지된 가격이 1200원(연초 80% 감자 후 현재 6000원)인 것을 아는 소액주주 입장에선 허탈할 수 있다. 하지만 9개월째 거래가 없는 시가를 기초로 증자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 대한전선을 비상장사로 간주해 밸류에이션을 평가했다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딜에서 대한전선 기업가치 측정을 의뢰받은 삼정KPMG는 주당 적정 가치로 300원대를 제시했다.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할인모형(DCF: Discounted Cash Flow Method)'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대한전선 주식의 액면가는 2500원. 이 경우 무상감자를 수반해 신주를 액면가로 발행하는 방식으로 증자하는 게 통례다.

실제로 대한전선은 최근 5대 1 감자를 통해 주당 액면가를 500원으로 감액, 페어 밸류(약 300원)와의 괴리를 좁혔다. 액면 발행이 가능한 조건을 만든 것이다. 결국 대한전선 증자는 발행가 500원으로 IMM PE로부터 3000억 원을 투자받기 위해 신주 6억 주를 찍는 구조로 설계됐다. 전날 이사회는 소액주주 반발을 우려한 일부 사외이사로 인해 유증 결의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납입일은 오는 25일로 정해졌다. 이와 동시에 IMM PE의 대한전선 인수도 마무리된다. 거래 종결시 대한전선에 대한 IMM의 지분율은 70%대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지난 1분기 말까지 2000%를 웃돌던 대한전선의 부채비율은 200%대 후반까지 조정되고, 98%에 달하는 자본잠식률도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전선은 이번에 8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증도 함께 단행한다. 하나은행, KDB산업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채권자 출자전환의 일환이다.

IMM PE의 대한전선 인수 구조는 △5대 1 무상감자(80%) △3000억 원 유상증자(IMM 투자) △채권 만기 5년 연장(2020년까지) 및 금리 인하(3.5%→2.5%)와 더불어 채권단의 추가 출자전환도 포함한다. 대한전선 매각 거래는 하나대투증권과 JP모간이 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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