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실적 이상의 평판훼손..신용등급 하방 압력 [고위험 업종 점검/조선업]해양프로젝트 연이은 부실…시추설비 취소, 수주 불안 가중
황철 기자공개 2015-11-16 17:56:34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2일 1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이다. 세계 최대 조선사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와 신용도가 회복은커녕 날로 악화하고 있다. 자산매각, 인력 구조조정, 비용절감 등 전방위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무너진 사업성 앞에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지난해 누적 3조원의 손실을 입은 후 "보수적 원가 반영으로 추가 부실은 없을 것"이라던 말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 올해에도 해양 프로젝트 원가 변동에 시추설비 계약 취소까지 겹쳐 조 단위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이로 인해 무너진 평판은 재무구조 악화만큼이나 신용도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신용등급 역시 수직하락했다. 불과 1년여 만에 국내 대표기업이나 오를 수 있는 AA+ 등급에서 3노치나 떨어졌다. A+등급에 '부정적' 전망이 달려 추가 강등 가능성도 높아졌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영업현금창출력,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수주환경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 2년간 손실 5조, A급도 위태롭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연결 기준 89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누적 손실만 1조2610억원에 달한다. 2014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 무려 3조2495억원의 손실을 반영하고도 실적개선은커녕 더욱 심각한 형태로 부실이 진행되고 있다.
타사에 비해 선제적 원가 반영으로 추가 부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무려 7조원에 달하는 미청구공사의 상당 수준이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3분기 결산을 마친 시점에 발생한 시추설비 계약 취소는 가뜩이나 위축된 수주환경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2건의 계약 취소로 입은 영업손실만 2192억원에 달한다. 해양 프로젝트 원가 변동에 수주 취소까지 리스크 요인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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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역시 끝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3분기 실적 발표 이전인 8월 이미 A+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달았다. 한국기업평가도 잠정실적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지난 5일 한신평과 같은 결론을 냈다. NICE신용평가의 경우 AA-를 유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A+ 강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부진한 조선업황과 현대중공업의 열악한 사업성을 감안하면 향후 신용등급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크다. 지난 1년간 자산매각과 인력구조조정, 비용감축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심각한 사업부진으로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수주감소와 결제방식의 헤비테일화 심화로 영업현금흐름은 꼬일 대로 꼬였다. 현대중공업의 영업현금흐름(NCF)은 6월말 기준 -1조3860억원을 나타냈다. 잉여현금흐름은 -2조원대를 넘어섰다.
평판 훼손에 따른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도 유동성난 가중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적 변동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향후 회사채 등 시장성조달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 높은 실적 변동성, 불신이 화 키운다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레이팅 트리거(Rating Trigger)를 연내 맞추기도 쉽지 않아보인다. 한기평과 한신평은 'EBITDA마진 3% 이하'를 신용등급 하향 검토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상반기 기준 EBITDA마진은 0.67%에 불과했다. 3분기 대규모 손실로 EBITDA가 더욱 위축받을 공산이 크다.
이같은 추세라면 2015년 연간 결산까지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를 벗어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물론 재무트리거가 신용등급 강등의 절대 조건은 아니지만 불안한 업황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 하향 가능성이 농후한 것만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해양 프로젝트 원가 반영을 타사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진행해 추가 부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라며 "하지만 이번 손실 인식은 높은 실적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고, A급 신용도조차 안정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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