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ISA 수수료 금융사 자율에 맡긴다 "자발적 수수료 인하 움직임, 굳이 규제 필요없어"
최은진 기자공개 2015-12-07 16:22:1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2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Individual Savings Account) 수수료를 금융회사 자율에 맡길 계획이다. 금융회사들이 ISA 유치 경쟁에 나서며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움직임을 보인데 따른 결정이다.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일 "은행·증권·보험사들과 ISA TF팀을 꾸려 논의해 본 결과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거나 최저수준으로 부과하겠다는 사업자들이 많았다"며 "굳이 정부가 규제하지 않아도 자발적 경쟁을 통해 과도한 수수료로 가입자들이 피해볼 우려는 없어 보여 자율화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8월 ISA도입안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수수료 체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ISA는 신탁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상품 수수료와 더불어 신탁보수까지 부과된다. 따라서 이중보수 문제 등 가입자들에게 과도한 비용이 부과될 우려가 있어 이를 차단하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금융위가 이같은 방침을 뒤집은 것은 금융회사들이 수수료 장사를 할 의지가 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은 ISA 자체로 큰 수익을 얻으려 하기 보다는 ISA 가입자들을 잠재 자산관리 희망고객으로 판단하고 최대한 확보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수료를 자발적으로 낮추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신탁보수를 아예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외 상당수의 금융회사들은 신탁보수와 금융상품 수수료를 모두 받되, 수수료 총계가 개별 상품 가입 시보다 낮도록 최소한만 부과하겠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한편 금융회사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가이드라인을 두지 않으면 수수료 출혈경쟁이 나타나 시장질서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수수료를 자율에 맡긴다면 너도나도 최소한으로만 받으려 할테고, 그러다 보면 받지 않겠다는 금융회사가 나오게 돼 결국 수수료가 의미없어지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또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몫으로 '신탁보수'를 부과해 금융회사들이 보다 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토록 독려하자는 ISA 취지도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질 높은 서비스에 정당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고객과 금융회사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보지만 우리나라는 그럴만한 분위기가 아직 아니다"며 "이럴 경우엔 차라리 수수료 체계에 대한 합리적인 원칙을 세워주는 편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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