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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협약 5년' 아시아나항공, 다시 칼빼든 이유 결손누적 부채비율 '1000%' 감원단행, 금호산업 지원 영향 관측도

길진홍 기자공개 2016-01-04 08:40:36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9일 1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주도의 자율협약을 졸업한 지 1년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장기간 고강도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 부채비율이 치솟는 등 재무구조가 급격히 훼손됐다. 일부에서는 자율협약 성과가 미흡했고, 졸업 시기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상화 방안에는 지점 통폐합에 따른 지점장 철수, 예약·발권부서(CQ) 아웃소싱, 국내 공항서비스 아웃소싱, 객실승무원 운영 변화, 임원 임금삭감 및 차량 반납, 희망퇴직 및 안식휴직 시행 등이 포함된다.

이어 내년 봄 적자가 누적되고 있은 미얀마 양곤(3월 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2월 1일), 인도네시아 발리(3월 1일) 등의 3개 노선 중단을 확정했다. 남은 저수익 국제노선은 내년 취항 예정인 에어서울로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24일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임원과 조직장 140여 명을 대상으로 경영정상화 설명회를 열었다. 감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일부에서는 최대 1000여 명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감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이유는 최근 실적 악화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기준 매출액 3조 8889억원, 영업이익 172억 원을 올렸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1%, 23.6% 감소했다. 순손실액은 1634억 원에 달했다. 작년에 비해 손실 규모가 1600억 원가량 불어났다.

영업결손은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자본감소로 부채비율이 연초 715%에서 997%로 상승했다. 부채규모는 6조 3600억 원으로 6747억 원 증가했다. 적자 누적과 외부차입 증가로 부채비율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올 상반기 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환차손 인식으로 순익을 대부분 잠식당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주도의 자율협약을 졸업한지 1년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0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구조조정의 일종인 자율협약을 맺고 정상화 작업을 벌였다. 이후 작년 말 자율협약을 종료했다.

자유협약 기간 중 재무구조는 오히려 악화됐다. 부채비율이 2012년 506%까지 떨어졌으나 2013년 642%, 2014년 715%로 각각 상승했다. 대규모 손실 인식으로 같은 기간 자본 규모가 9356억 원, 8153억 원, 7947억 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특히 2014년의 경우 회계상 반영된 결손금이 무려 2582억 원에 달했다. 그 해 현금성자산의 규모도 2455억 원에서 1461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재무구조가 자율협약을 거치면서 악화된 셈이다.

업계는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이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 능력을 상실한 가운데 자율협약을 종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을 조기 졸업한 배경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만 자율협약 기간 중 임금 동결 등 자구 노력 외에 신규자금 지원 등 별도의 요청이 없었고, 금호산업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자율협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이 악화된 이유는 금호산업에 대한 지원 부담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 기간 중 금호산업의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플라자를 매입한데 이어, 보유 중인 금호산업 CP를 출자전환하는 등의 재무적인 출혈이 적지 않았다. 금호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기업 경영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저가 항공사인 에어서울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중장기간 누적된 잠재 부실을 걷어내고 정상화 기틀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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