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555미터' 구름위에 나부끼는 '롯데건설의 혼' [2016 승부수]이달 월드타워 그물망 제거 '초고층 기술력' 과시, 사업다각화 '홀로서기'
고설봉 기자공개 2016-01-11 08:18:28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7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상 508m 상공에 걸린 롯데월드타워 대들보 위에서는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건물 외벽을 빙 둘러 안전망이 쳐져 있고, 그 안에서 인부들은 쉴 새 없이 쇠를 자르고, 붙인다. 국내 최고층, 세계에서 8번째로 높은 건물의 지붕이 덮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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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은 2016년 '롯데의 혼'을 담아 롯데월드타워를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 골조공사와 외벽공사가 마무리되면 건물을 가리고 있던 그물망도 모두 걷어낸다. 겉에서 보면 건물이 완공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타워 완공과 더불어 올해 롯데건설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그룹공사를 줄이고, 시장 다변화를 꾀한다. 울타리 안에 갇혀 있던 롯데건설이 월드타워가 그물망을 벗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환골탈퇴 할 수 있을까.
◇롯데월드타워 완공, 시공기술 한 단계 'UP'
롯데월드타워 최고층인 123층에 오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길은 복잡했다. 오르는 동안 길이 막히고, 다시 열리기를 반복했다. 지난 5년 3개월 간 롯데건설이 들인 공과 비례해 기대도 컸지만 최고층에 오르는 수고도 적지 않았다.
지상 1층에서 79층까지 승객용 엘리베이터가 운행되고 있었다. 1분도 안 되는 시간, 잠시 귀가 멍멍해지는가 싶더니 79층에 도착했다. 이곳부터는 건물 밖에 설치된 호이스트(일종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호이스트에 가기 위해 건물 벽과 연결된 철판 위로 발을 내디뎠다. 너무 높이 올라온 탓일까 아찔함을 느낄 정신도 없다. 다만 교두보 양 옆과 위를 철판과 그물로 싸놓아 건물 밖으로 나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108층에 내려 다시 철판 위를 걷는다. 지상 438m 콘크리트 바닥 위에 발을 디디는데 마치 육지에 발을 딛는 듯 안도감이 든다. 이곳부터는 건물 안에 설치된 소형 호이스트를 타고 123층까지 올라간다. 지상 508m. 완공되면 여기에 전망대가 들어선다. 구조물 설치를 더하면총 높이는 555m에 달한다.
다시 인부들이 드나드는 계단을 따라 지붕으로 향한다. 지상 514m 골조가 완성된 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 올랐다. 철골과 철골 사이에 아직 콘크리트를 타설하지 않았다. 외벽공사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눈을 두는 곳 마다 허공이다. 아래로 고개를 돌리면 한강과 서울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서울 하늘을 덮은 미세먼지도 롯데타워 허리춤에 걸려 시계를 방해하지 않는다.
롯데건설은 2016년 롯데월드타워 완공이라는 큰 결실을 맺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량식 이후 골조공사가 거의 마무리됐고 오는 1월말 이면 외관공사도 마무리돼 온전한 건물 형태를 띨 수 있게 된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타워 준공과 레지던스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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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해외시장 개척·주택 임대사업 진출
롯데건설은 월드타워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공기술이 한층 더 견고해졌다. 롯데월드타워는 어려운 공사로 꼽히는 초고층빌딩 공사여서 각종 신기술이 적용됐다. 또 롯데월드타워가 304m 높이를 돌파한 이후부터는 롯데건설의 모든 기술에 국내 최고(最高)·최초(最初)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한 층 한 층 건물이 세워질 때마다 롯데건설은 국내 최고 높이에서 시공기술을 선보인 최초의 회사가 됐다.
그러나 롯데월드타워 완공은 롯데건설에게 또 다른 과제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 롯데건설 매출액 축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타워 공사는 매년 롯데건설 연간 매출액의 약10% 정도를 차지했다.
롯데건설은 그룹 내 일감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그룹 일감이라는 안정성은 담보됐지만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는 큰 리스크로 지목됐다. 그룹 내 발주 공사가 줄어들면 롯데건설의 매출액도 함께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실제 롯데건설의 연간 매출액을 살펴보면 롯데그룹 일감 의존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연간 매출액의 대부분이 국내공사로 채워진다. 국내공사의 약 절반가량은 그룹 물량이다. 또 매출액의 약 10%를 차지하는 해외공사는 90% 이상이 그룹에서 나온다.
롯데건설의 그룹 발주 공사 비중은 롯데월드타워가 착공되면서 더욱 심화됐다. 타워가 착공한 2010년 롯데건설의 국내 공사 비중은 73%에 그쳤다. 그러나 이 수치는 매년 상승했다. 롯데월드타워 초고층 공사를 계기로 2013년부터 약 90% 수준으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롯데건설의 국내공사 매출액 중 10%에 해당하는 수익이 롯데월드타워로부터 유입됐다.
2016년 말로 예정된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롯데건설은 국내 매출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당장 매출 감소를 겪어야 할 상황이다. 롯데건설은 이 같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시장 다변화와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승부수를 들고 나왔다.
롯데건설은 그룹 내 일감 쏠림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신규수주를 확대하고, 일감을 쌓아왔다. 지난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수주에 박차를 가하면서 2015년 3분기 말 수주잔고를 21조 원을 확대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비교적 미분양 리스크가 적은 주택사업에서의 수주잔고 확보에 주력했다. 이를 위해 롯데건설은 주택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주택 임대사업에 진출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월세주택 시장에 안착, 선도적 입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올 한해 7조 6000억 원의 수주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 롯데건설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플랜트와 토목 등 해외사업 개척에 공을 들인다. 롯데건설은 올해를 플랜트 EPC 역량을 확보하고, 토목 해외사업 역량 강화의 원년으로 삼았다. 또 롯데월드타워에서 선보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층빌딩 수주 전에 뛰어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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