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협상, 목숨줄 쥔 '그리스 선주' [용선료 덫 걸린 현대상선]③최대 거래선 '다나오스' 운명 공동체
박창현 기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6-02-11 09:14: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10: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승부수로 꺼낸 용선료 인하 협상의 키는 그리스 해운선사 다나오스(Danaos)가 쥐고 있다.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 선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다나오스는 현대상선과 오랜 거래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용선 계약 규모가 가장 크고, 상호 매출 의존도도 높은 공동 운명체라는 점에서 현대상선이 가장 많은 공을 들여야 할 타깃으로 지목된다.다나오스는 1963년 설립된 이래 쿠스타스 가문의 소유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다나오스를 이끌고 있는 존 쿠스타스 회장은 설립자인 드미트리스 구스타스의 아들이다. 보유 중인 컨테이너선은 총 56척으로 33만 4239TEU 규모다. 컨테이너선 포트폴리오는 2200TEU급부터 1만 3000TEU급까지 다양하다.
현대상선은 다나오스의 최우수 고객이다. 2014 회계년도에는 다나오스의 매출액 36억 달러 가운데 28%를 현대상선이 책임졌다. 세계 3위의 컨테이너선사 프랑스 CMA CGM의 매출 기여도가 현대상선보다 낮을 정도다. 용선료가 비싼 신조 대형 컨테이너선을 현대상선이 임차한 게 영향을 미쳤다.
다나오스가 보유한 컨테이너선 가운데 가장 큰 1만 3000TEU급 5척은 모두 현대상선이 빌렸다. 해당 선박의 척당 용선료는 하루 5만 달러에 육박한다. 또 현대상선이 빌린 컨테이너선 가운데 가장 수가 많은 2200TEU급 8척도 전량 다나오스에서 용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선박의 용선료는 척당 하루 1만 5000달러 선이다.
이 같은 역학 관계상 다나오스가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요구를 일방적으로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상선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기존 용선 계약은 무용지물이 된다. 다나오스 입장에서는 최대 고객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안정적인 장기 거래 선이 끊어지게 되는 만큼 수익성에도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선박을 반환받는다고 해도 현대상선 정도의 영업망과 노선을 갖춘 해운사를 다시 찾아 용선 계약을 체결하는 게 쉽지 않다.
또 2200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용선 계약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현대상선의 협상 무기가 될 수 있다. 22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의 용선 계약은 내년 8월부터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이미 두둑한 용선료를 챙긴 다나오스가 손익분기점(BEP) 또는 선박금융 투자자들에게 지급키로 한 최소 수준의 수익 지급을 끝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용선료 인하를 요구할 현실적인 명분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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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그리스 선주 나비오스와의 협상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나비오스는 현대상선에 6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빌려준 상태다. 현대상선은 6000TEU급의 컨테이너선 용선료를 척당 하루 4만 달러씩 지급하고 있다. 올해부터 신규 도입되는 1만 TEU급 컨테이너선 용선료와 맞먹는 금액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 상황을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근거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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