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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의 고민 '밥캣 유럽법인' 경기침체로 1.2조 누적 손실..가치산정·투자자 모집 변수

박창현 기자공개 2016-02-24 08:14:16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3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이 국내 상장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미국과 유럽 자회사의 상반된 실적 추이에 시장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법인은 주택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유럽법인은 인수 후 8년 여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 자회사의 만성 적자 사업구조는 향후 기업 가치 산정 및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그룹 소형건설장비 전문 계열사인 두산밥캣은 두 개의 중간 지주회사를 통해 사업회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 사업부를 총괄하는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날(Doosan Infracore International, 이하 DII)과 유럽 사업법인을 관할하고 있는 두산홀딩스유럽(Doosan Holdings Europe Limited, 이하 DHEL)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7년 미국 잉거솔랜드(Ingersoll Rand)의 소형 건설중장비 부문 인수 당시, 관리 효율 극대화를 위해 두 거점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나눈 것이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두산밥캣 중간 지주회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실물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인수 후 매년 수천 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5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한 밥캣이 적자에 허덕이자 두산인프라코어도 재무 부담이 커졌다. 밥캣이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건전성 악화 주범으로 낙인찍힌 것도 이 때문이다.

두산밥캣

DII는 2012년을 기점으로 제 몫을 해내기 시작했다. 미국 주택 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자 적자폭이 줄었고, 2012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완연한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했다. 실제 DII 핵심 사업회사인 클라크이퀴프먼트(Clark Equipment)는 지난해(3분기 누적) 167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두산인프라코어 해외 계열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매년 실적이 향상되면서 DII가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시장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DHEL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한 장기 경제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 DHEL은 두산그룹 편입 첫 해인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연 평균 약 2900억 원 대의 순손실이 났다. 이후 적자폭이 크게 줄었지만 2013년부터 이후 다시 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13년 640억 원 수준이었던 손실액은 2014년 1118억 원까지 늘었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111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8년 간 누적된 적자 규모만 1조 2000억 원이 넘는다.

DHEL도 DII와 마찬가지로 영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수익성은 계속 개선되고 있다. 2012년 0.4%에 불과했던 DHEL 영업이익률은 이듬해 2.3%까지 뛰어올랐고, 지난해에는 5.6%를 시현한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높은 이자 비용 때문에 적자 사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7년 밥캣 인수 당시 금융권에서 약 2조 5000억 원을 빌려서 인수 자금을 충당했다. 이후 일부 자금을 상환했지만 여전히 1조 500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차주는 DII와 DHEL이며, 조달 금리는 4.5% 대로 알려졌다. 양 사가 함께 연간 600억 원이 넘는 이자를 부담해야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DHEL은 DII와 달리 영업이익으로 금융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면서 순손실 사업구조가 고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반쪽 성장은 기업공개 과정에서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가치 산정과 투자자 모집에 있어 악재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유럽법인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만큼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당장 유럽 일부 공장 폐쇄로 연간 300억 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 경기 회복으로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밥캣 유럽법인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작년 상반기 소형중장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특히 올해는 남유럽을 중심으로 판매 회복을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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