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캣 IPO, 메인은 두산인프라코어 '구주매출' FI도 일부 지분 매각, 신주모집 병행 관측
한형주 기자공개 2016-03-04 08:51:08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4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 기업공개(IPO)는 그 취지가 말해주듯 모회사 두산인프라코어의 구주매출 위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양은 적을 수 있지만, 지난해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FI)들도 보유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더해 밥캣 국내 상장의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두산이 신주모집을 병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24일 IB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 IPO 주관사 채택을 노리는 국내외 증권사들은 저마다 합리적인 공모구조 설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장 많이 제기되는 시나리오는 '구주매출+신주모집'이다. 이번 상장의 주 목적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구조 개선이다 보니 비중 면에선 구주매출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수가 늘어날 수록 구주주 지분가치가 희석됨에도 불구, 두산이 IPO 공모시 신주모집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는 국내에 사업 기반이 없는 밥캣을 한국거래소에 상장시킬 명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밥캣은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 소형 건설기계 등을 제조·판매하는 현지 법인들의 홀딩 컴퍼니다. "밥캣의 본사가 한국에 있어 한국 시장에 상장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두산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논리지만, 말 그대로 '본사만' 한국에 있다. 이런 밥캣의 국내 IPO 전략은 미국 증시 입성이 쉽지 않고 시일도 오래 걸린다는 판단에 따른 궁여지책으로 해석된다.
이렇다 보니 원활한 투자자 모집과 청약 흥행 성공을 위해서는 그만한 에퀴티 스토리를 만드는 일이 중요해졌다. IPO 시장 관점에선 공모 자금이 상장 준비 기업도 아닌 두산인프라코어에게 몽땅 흘러 들어가는 것보다 두산밥캣의 성장성 제고에 활용되는 그림이 더 바람직하다. 나중에 상장을 앞둔 기관 IR이나 해외 로드쇼 등에서 투자가들에게 이런 점을 어필하려면 신주발행도 겸할 필요가 있다는 게 IB업계 진단이다.
다만 주주가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주를 많이 찍진 않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밥캣 자체적으로는 매년 꾸준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처럼 급전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라는 진단이다.
FI들도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상장할 때까지 전량 쥐고 있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후 블록세일 등을 통한 회수분을 남겨 놓더라도 일부는 두산인프라코어가 구주매출할 때 함께 현금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IPO 배경에 비춰 메인 물량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소유주식이 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8월 프리 IPO 형태로 한화자산운용과 메리츠종금증권 등으로부터 총 8000억 원을 마련했다. 현재 FI 지분율은 25%. 이를 액면 그대로 반영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3조 원대로 추산된다. 두산이 이번 상장을 통해 지난 2007년 밥캣 인수로 들인 5조 원을 보장받을 확률은 희박하다.
두산이 다음달 중 밥캣 IPO 주관사 선정 및 킥오프 미팅을 마친다고 가정하면, 최소 6개월 안팎의 기업실사 기간과 공모청약 일정 등을 고려해 빠르면 10월 안에 상장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IB 관계자는 "상장의 의의가 두산그룹 재무건전성 회복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며 "거래구조의 큰 틀은 인프라코어의 조달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짜여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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