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두산밥캣, IPO 마지노선 '3조' 취득가 대비 손실 불가피···FI, 상장 보이콧 가능

민경문 기자공개 2016-03-09 09:28:19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7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이 기업공개(IPO)시 받게될 예상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년 우선주 발행 당시 재무적 투자자(FI)가 추정한 가격이 약 3조 원이었다는 점에서 적어도 이 수준은 넘어야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생이 미국기업이라는 특수성과 건설 경기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적정 밸류 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미국 캐터필러(Caterpillar) 사로부터 소형 굴착기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밥캣(현 두산밥캣)을 인수했다. 100% 지분을 사들이는데 들어간 자금은 무려 5조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3조 원은 차입금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두산밥캣 상장으로 보유 지분 일부를 구주매출하고 대규모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상장을 하더라도 두산밥캣의 추정 시가총액은 인수가(5조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IPO 주관사 입찰에 나선 증권사 상당수는 건설경기의 불확실성과 향후 실적 전망 등이 두산밥캣의 가치 산정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회사(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 개선이 시급한 만큼 밸류에이션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치더라도 상장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IR자료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주택경기 회복에 힘 입어 지난해 385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20% 증가한 수치다. 2012년(2253억 원), 2013년(2836억 원)부터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순이익은 1400억 원 내외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실적 개선이 가팔랐던 만큼 IPO주관사 후보들은 적정 밸류에이션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이들은 작년 두산밥캣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3000억~5000억 원 가량을 추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건설장비 1,2위 업체인 캐터필러와 고마츠(Komatsu)사의 EBITDA 배수(8배 내외)를 단순 적용하면 두산밥캣의 기업가치(EV)는 2조 4000억~4조 원 정도다. 여기에 두산밥캣의 작년 말 순차입금(1조 5000억 원)을 제하면 시가총액은 최대 3조 원을 넘기 힘들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 얘기하는 대로 3~4조 원의 시가총액이 나오려면 EBITDA 배수를 10배 이상 적용해야 한다. 두산밥캣이 건설기계 업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과도한 배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작년 EBITDA를 4000억 원만 잡아도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수치"라며 "부동산 버블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모가를 높였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작년 단행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가격이 두산 밥캣 밸류에이션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주당 발행가격이 2억 8550만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약 3조 원(주식수 1만 주) 내외의 시가총액으로 평가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I 입장에서는 시총 3조 원 미만으로 상장이 이뤄질 경우 IPO를 보이콧할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이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EBITDA 배수 방법 외에도 PER 및 비교기업의 주가 수준에 따라 두산밥캣의 밸류에이션이 달라지겠지만 당초 취득가(5조 원) 대비 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일단 FI가 만족할 만한 상장 가치를 내는 것부터 우선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밥캣은 7일 주관사 예비후보(숏리스트)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진행했다. 국내사는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외국계는 JP모간,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모간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CS), HSBC 등 5곳이 숏리스트 명단에 포함돼 PT를 실시했다. 최종 주관사 선정은 8일 이뤄질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