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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채권단, 성동조선 부지 인수 지연 '네탓' 공방 "매각가 낮춰달라" 협상 난항, 반년째 제자리…사업포기 수순 해석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6-03-15 08:20:1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4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동조선해양의 통영 조선소 부지 매각 지연을 두고 채권단과 현대산업개발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협상 조건 수정안을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아 인수가 미뤄지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채권단은 사측의 소극적인 자세를 지연 사유로 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과 수출입은행 등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이 진행 중인 통영 조선소 부지 인수·매각 협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해 9월 공개입찰 방식으로 시장에 해당 부지를 내놨고, 현대산업개발은 단독으로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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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 부지 및 통영생산기지 위치. 출처-네이버 지도.

현대산업개발은 통영시에 LNG복합화력발전소 설립 목적으로 해당 부지 인수를 계획했다. 정부의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13년 이뤄진 사업자 입찰에서 현대산업개발은 통영시 발전소 건립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사업지 확보에 난항을 겪던 현대산업개발은 성동조선해양 부지가 공매로 나오면서 마침내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의 성동조선해양 부지 인수·매각 협상은 양해각서(MOU)를 맺은지 반 년가량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MOU를 맺을 당시 조건과는 다른 각종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근본적 원인으로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 조정안의 핵심은 인수가를 낮춰달라는 요구다. 현대산업개발은 사업성을 이유로 채권단과 약속한 1350억 원대 인수가를 할인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상 매각대금의 10%로 설정하는 계약금을 보다 낮춰달라는 요구와 함께 중도금과 잔금 납입 시기도 늦춰달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채권단이 요구 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미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채권단에 조건들을 전달했고 확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부지 인수가 미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매각자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지 우리가 이렇다 할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작 채권단은 일부 사안들을 수용했음에도 현대산업개발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조건들 가운데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일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이 확답을 여전히 하지 않고 있다"며 "소극적인 자세 탓에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애타게 찾던 사업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음에도 이처럼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사업성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이후 시작된 저유가 기조 장기화는 LNG화력발전소에 대한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결국 사업성 확보를 위해 부지 인수가격이라도 낮춰보려는 의도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사업을 아예 포기하려는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또 다른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저유가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그 어떤 LNG 발전소 프로젝트들도 완공 후 수익성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현대산업개발 역시 이로 인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토지 매입 시기를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부지를 사들이지 못할 경우 사업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부지 선정 후 환경평가, 공사 및 시험가동 기간 등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업 종료 시점까지 많은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부지를 선정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업권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채권단이 확답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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