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28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능통장으로 기대됐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된 지 2주가 흘렀다. 과거 다른 세제혜택 상품들과는 다르게 무서운 속도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초기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ISA는 재형저축의 1.7배, 소장펀드의 16배를 웃도는 판매실적을 쌓고있다.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 바라보는 ISA는 좀 다르다. 이를 진정한 만능통장으로 보는 이가 없는 것은 물론 서민들을 위한 금융상품으로 부르는 이 또한 극히 드물다. 심지어 ISA를 직접 고객에게 판매하는 지점 영업직조차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ISA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신탁형·일임형 등 간단치 않은 계좌구조, 가입 금융상품의 한계, 과도한 보수 및 수수료 체계 등 벌써부터 불거져 나온 문제만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더욱이 ISA를 운용하는 금융사의 자산관리 역량 역시 믿을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금융사들이 내놓은 일임형 ISA의 모델포트폴리오(MP)를 살펴보면 과거 금융상품과 비교해 이렇다 할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
조만간 일임형 ISA를 출시할 은행들의 역량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 각 은행 실무진들이 거의 매일같이 은행회관에 모여 함께 스터디를 해도 잘 안되니, 이제는 증권사 비법을 전수받겠다며 증권사 실무진들을 부르고 있다. 최근에는 금감원 주선으로 증권사가 강의하는 설명회가 진행됐다. 걸음마도 제대로 못 뗀 은행보고 서민들의 주머니를 불려보라니,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금융사들 스스로도 믿지 못하고 잘 알지 못하는 ISA가 '1인 1계좌' 원칙 때문에 과당경쟁까지 붙었다. 이는 불완전판매를 낳았다. 과도한 실적할당으로 '일단 계좌만 개설만 해달라'는 영업이 횡행하며 공계좌만 양산되고 있다. 이 역시 ISA가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증거다.
하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ISA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는 부분을 바로 잡아 줄 그 누군가가 없다는 것이다. 과도한 수수료, 허울뿐인 자산관리 등의 문제에 대해 ISA를 기획한 금융위원회에 물으면 금융사들이 알아서 잘 할 거라고 믿는단다. 금융사들은 고객들이 ISA를 잘 알고 가입하면 문제가 없을 거라는 입장이다. 결국 ISA가 뭔지도 잘 모르는 서민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ISA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고 출시가 성급했다는 이야기는 이제 하나마나 한 비판이다. 이미 출시돼 폭발적인 흥행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불완전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금융사들의 과도한 보수체계도 점검해야 한다. 금융사들 스스로도 ISA를 단순한 수익사업의 하나라고만 보지말고 서민들을 위한 금융상품이라는데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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