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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금융부채 갑자기 늘어난 까닭은 바이오젠 '콜옵션 지분' 공정가 1.8조 손실 인식, 파생상품부채로 잡아

김선규 기자공개 2016-04-14 08:19:18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2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금융부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공정가치로 평가해 파생상품부채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부채가 2조 5704억 원으로 전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매입채무와 단기 차입금 등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1조 8204억 원의 파생상품부채를 인식하면서 금융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2조 원에 가까운 파생상품부채는 삼성바이오에피스 2대 주주인 바이오젠과 맺은 콜옵션 계약으로 인해 파생됐다.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공정가액으로 평가해 그 가치를 장부에 반영하면서 부채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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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바이오젠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45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15%를 획득한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주주간 약정을 맺고,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49.9%까지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부여 받았다. 바이오젠은 콜옵션을 통해 언제든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늘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취득 가능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공정가치를 장부상 평가손실로 반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 개선 기대와 맞물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감사인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이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가치평가를 하고, 이를 파생상품부채로 장부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91.2%이다. 공정가치는 4조 8086억 원이다. 이 중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넘겨줘야 하는 지분이 41.1%이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계약을 통해 매입할 수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취득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공정가치 기준으로 비율에 따라 1조 8204억 원의 손실을 인식해야 한다.

바이오젠은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바이오에피스 지분 41.1%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이 때 1조 8204억 원의 공정가치를 장부에서 들어내야 한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관련 손실을 미리 비용으로 인식해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처리하고, 부채로 잡았다. 파생상품평가손실은 실제 자금이 지출된 것이 아니지만, 옵션 행사 시 발생 가능한 비용을 책정해 당기 손익에 반영한다. 금융비용으로 분류돼, 순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장부가치는 3000억 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승인을 받는 등 실적 개선 기대와 맞물려 지분 가치가 증대되면서 공정가치가 4조 원 넘게 증가했다.

2015년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순자산지분 가치는 2649억 원이다. 하지만 공정가치 평가로 4조 5000억 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장부가치는 4조 8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정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지분 가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부담해야 할 파생상품부채와 파생상품평가손실도 크게 늘어난 셈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상 잡히는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모두 실질적 손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향후 성과와 실적에 따라 공정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부담해야 하는 부채와 손실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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