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21일 10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형호 대표가 2010년 설립한 한국채권투자자문. 최근 두산건설이 지난해 발행한 84회 전환사채(CB) 500억 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두산건설이 CB를 발행할 때 200억 원어치를 샀다. 이후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다른 투자자들이 유통시장에 내 놓는 것을 조금씩 사 모아 500억 원까지 투자액을 늘렸다.현재 보유하고 있는 CB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하면 두산건설 지분율 약 16%를 확보하게 된다. 1대 주주인 두산중공업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물론 김 대표가 주식을 확보해 경영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 단지 채권으로서의 수익성만 따져 투자했을 뿐이다.
김 대표가 두산건설 CB에 투자할 당시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은 BBB0였다. 이후 신용등급은 BB+까지 두 노치(notch) 떨어졌다. 주가도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 않았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수준까지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두산건설 CB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표면이자율은 연 3.2%에 불과하지만 만기보장수익률(YTM)은 연 6.50%로 상당히 높았다.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AA급 회사채 금리가 1%대까지 떨어진 것에 비하면 수익률이 상당한 수준이다.
또 CB 조기상환 요청 시기인 내년 6월까지는 두산건설이 부도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했다.두산건설에 대한 두산그룹 차원의 지원의지가 확고하고 설사 부도가 난다 하더라도 자산 가치가 커서 상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투자 판단은 수익률로 화답했다. 시장 매입가 등을 고려하면 채권 자체로 실제 수익률이 10%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에는 두산건설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식 전환을 통한 수익 실현 기대도 커졌다. 두산건설 주가는 6570원으로 CB 주식 전환가인 6000원을 훌적 뛰어넘었다. 주식으로 전환한 뒤 곧바로 시장에 내다 팔아도 10%에 가까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주가가 더 오르면 가치는 더 커진다.
김 대표는 두산건설 CB 이외에도 다른 BBB급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내고 있다. 신용등급 이슈로 금리가 높게 책정되지만 부도 리스크는 적은 채권들을 주로 골라 산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이 채권으로만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배경이다.
이번 투자 사례를 보면서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경직돼 있는 채권 투자 방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상의 회사채 투자 마지노선을 신용등급 AA급 이상으로 선을 그어놓은 상황에서 유연한 종목 선택을 통한 수익률 제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환사채(CB)를 비롯한 메자닌(Mezzanine)이든 일반 회사채든 BBB급 이하 채권 투자로 고수익을 거둔 기관투자자들의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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