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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채권단 "'용선료 인하' 세부안 가져와라" 4000억 자구계획 구체성 떨어져, 대주주 사재출연 기대 접어

길진홍 기자공개 2016-04-25 18:53:43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5일 1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에 대해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협상, 자구계획 등을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협약채권에서 제외되는 채무의 재조정과 운영자금 확보 등에 관한 세부 계획을 면밀히 검토한 뒤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진해운은 25일 오후 4시께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자율협약 신청과 동시에 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와 자구계획, 용선료 인하 방안 등을 제출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그러나 조 회장의 경영권 포기 외에 용선료 협상 등 정상화 추진 세부 방안에 대한 구체성 등이 미흡하다며 이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다.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에 채권단 의사 결정에 필요한 자금 운용의 구체적인 방안을 보여 달라는 의미이다.

채권단은 특히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용선료 인하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가져오라고 언급했다. 현재 운행 중인 선박의 규모와 협상 가능한 선주 목록, 인하 가능금액 등을 상세히 기술한 것을 요구했다.

용선료에 이어 자율협약 채권에서 제외되는 사채권자에 대한 구체적인 설득 방안도 주문했다. 올해 만기 예정인 한진해운 회사채는 3762억 원으로 이 가운데 공모사채가 2210억 원이다. 자율협약 개시에 앞서 이들 사채권자에 대한 구체적인 동의 윤곽이 잡혀야 한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

채권단은 또 자구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한진해운은 터미널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약 41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추가 자구 계획을 제시했다. 터미널 유동화로 1750억 원을 확보하고, 상표권과 벌크선, H-Line 지분 등 자산매각 등을 통해 1340억 원, 부산사옥 등 유동화를 통해 1022억 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며 구체적인 원매자와 매각 가능성 여부 등을 구분해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특히 향후 채무재조정 논의 기간인 3~4개월 동안 유류비 등 운영자금 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동안 핵심 자산 매각으로 대부분 자산을 처분한 한진해운이 채권단 요구를 이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채권단은 다만 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대주주로, 한진해운 주식을 1주도 갖고 있지 않다. 실질적인 대주주는 대한항공으로 그동안 회생 지원으로 적잖은 자금을 투입한 점을 인정했다. 그동안 한진해운에 2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대한항공에 추가 지원을 요청하기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법적으로 대주주 지위가 없는 조 회장에 대해서도 사재출연을 강하게 압박하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실질적인 대주주인 대한항공이 더는 지원할 여력이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법적인 대주주가 아닌 조 회장에게 사재출연을 요청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 계획 등을 수정 제출하는 대로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자율협약이 개시되기 위해서는 채권단 100%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한편 이날 산업은행은 국민은행과 수협, 하나은행 등 채권은행과 실무진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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