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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협약' 한진해운, 1분기 순손실 규모 '주목' 자본잠식률 40% 추정…그룹 추가출자 기대 어려워

김창경 기자공개 2016-04-26 08:01:43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5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결정한 가운데 지난 1분기 당기순손실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해운은 50% 이상의 자본이 잠식되기까지 여유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자율협약을 결정한 이상 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자본 확충은 기대하기 어렵다. 작년 4분기와 같은 실적이 이어진다면 자본축소는 불가피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1분기 운임 하락으로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상하이에서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의 운임지수(SCFI)는 작년 말 837에서 지난 3월 400 수준으로 떨어졌다. LA 및 유럽향 운임 역시 하락했다. 한진해운뿐 아니라 대부분의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다.

한진해운의 지난 1분기 당기순손실 규모는 작년 4분기와 같이 1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한진해운은 누적 기준 영업이익 1697억 원, 당기순이익 1056억 원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10월부터 운임이 대폭 하락하면서 4분기에만 영업손실 1483억 원, 당기순손실 1277억 원의 실적을 냈다. 운임 하락세는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다.

'자율협약' 한진해운, 1분기 순손실 규모 '주목'

당기순손실은 자본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진해운의 총자본은 작년 3분기 9365억 원에서 4분기 8057억 원으로 축소됐다. 그 결과 자본잠식률은 24%에서 34%로 10%포인트 증가했다. 실제로 한진해운이 지난 1분기 1000억 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면, 22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고려해도 자본잠식률이 40%에 육박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제48조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상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거나 50% 잠식 상태가 2년 연속 지속된 기업은 상장폐지 수순을 밟아야 한다. 현대상선 역시 작년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률이 72%에 달했다. 현대상선은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7대 1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당장 감자를 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과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자본잠식률 50%를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대한항공 등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작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재출연을 한다 해도 그 규모가 수백억 수준에 그치면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잠식률은 자본금이 실적 부진으로 인한 결손금 발생 등으로 줄어든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총자본이 자본금보다 작아질 때 자본잠식이 시작된다. 추가출자 없이 자본잠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적개선으로 총자본을 늘리거나 감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인위적으로 줄여야 한다.

한진해운의 실적개선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설상가상으로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중국 최대 해운사 코스코그룹을 중심으로 홍콩의 OOCL, 타이완의 에버그린라인 등은 새로운 해운동맹을 결성했다. 이를 위해 에버그린라인은 한진해운이 속한 동맹체에서 이탈했다. 미래가 불투명해지며 얼라이언스 구축을 위한 한진해운의 협상력은 줄어드는 반면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에 준하는 새로운 동맹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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