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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기업, 금호터미널 완전 자회사로 편입 그룹 소유지배구조 재편 신호탄‥'금호기업-터미널-고속' 합병 수순

윤지혜 기자공개 2016-04-29 16:31:27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9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기업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인수한다. 이번 거래를 시작으로 불안정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 소유·지배구조에 대한 재편 작업이 본격화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금호기업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손자회사 뻘인 금호터미널의 지분 100%를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만든다. 금호터미널 지분 거래 금액은 2700억 원으로, 최근 삼정KPMG에 비상장회사인 금호터미널에 대한 가치 평가를 의뢰해 이 가격을 적정금액으로 보고 받았다.

금호기업의 금호터미널 인수 자금은 전액 금융권 차입으로 마련했다. NH투자증권이 인수금융 차입(금호터미널 주식 담보)조로 2000억 원을, 대신증권이 일반담보대출(금호산업 지분 공동담보)로 800억 원을 대여했다. 차입 만기는 NH투자증권 차입금 2000억원이 6개월, 대신증권 800억원이 1년으로 모두 단기다.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을 직접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이유는 불안정한 그룹 소유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지분 소유구조 상으로도 금호기업은 금호터미널을 증손회사로서 이미 지배하고 있긴 하다.<도표 참조> 문제는 금호기업의 취약한 재무 사정 때문에 단선적으로 이어진 그룹 지배구조가 언제든 송두리째 흔들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 만약 금호기업이 자회사인 금호산업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한다면 그 아래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금호리조트의 경영권까지 모조리 잃게 된다.

금호기업은 박삼구 그룹 회장 일가가 오로지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명목상 회사다. 자회사인 금호산업으로부터의 배당받을 권리가 있지만 금호산업이 배당 정책을 실시할 만큼 사정이 넉넉치 못하다. 그룹 지주회사들의 주 수입원인 브랜드 소유권도 금호기업이 아닌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기업은 금호산업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고 대규모 인수금융 차입을 일으켰다. 특히 NH투자증권으로부터 차입한 33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의 만기는 1년 6개월, 이 인수금융의 댓가로 금호기업은 금호산업 보유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 만약 금호기업이 만기에 이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담보가 실행되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나면 금호산업 경영권을 잃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금호터미널과 금호고속은 건질 수 있게 된다.

물론 박삼구 회장 측이 금호산업 인수금융 상환 불능에 대비해 이번 거래를 준비해 온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는 금호기업 재무능력을 획기적으로 배가함으로써 금호산업 인수금융에 대한 대응 능력을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금호터미널과 금호고속을 금호기업에 순차적으로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금호터미널의 경우 자체 보유현금이 3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매년 150억 원 내외의 현금창출력을 가지고 있다. 금호터미널은 또한 현재 사모펀드로 넘겨져 있는 금호고속에 대한 콜옵션과 펀드에 대한 후순위 출자 지분도 보유 중이다. 금호고속은 매년 700억~800억 원대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우량기업이다.

NH투자증권의 2000억 원 인수금융 차입금 만기가 6개월로 단기로 짜여졌다는 점에서 금호기업의 금호터미널 합병 계획은 적어도 6개월 내에 실행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고속에 대한 합병은 콜옵션 행사와 펀드의 인수금융 상환 비용 등에 추가적인 비용이 소요돼 추가 자금이 마련될 추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기업이 이들 기업을 합병하면 대규모 현금과 탄탄한 사업을 양수할 수 있게 된다.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을 인수하고, 이어 금호터미널이 콜옵션 행사로 금호고속을 종속회사로 재편입하면 금호기업-금호터미널-금호고속이 100% 모자 관계로 이어지게 돼 합병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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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터미널·금호고속 인수 후 예상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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