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중국 구조조정 훈풍 기대 '시기상조' [2016 정기 신용평가]공급과잉 근본적 해결 난망…세아 계열 신용도 변화 주목
이길용 기자공개 2016-05-02 16:19:11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9일 16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업은 2014년 이후 중국발 공급과잉 이슈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초우량 등급을 보유했던 포스코가 한 노치 강등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공급과잉을 간과할 수 없던 중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철강 산업 구조조정에 나섰다.다만 최악의 상황을 면할뿐 공급과잉을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분간 철강 산업 신용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체별로 처한 상황에 따라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가에서 엇갈린 결과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정부, 철강산업 구조조정 개시...업황 개선은 요원
철강업은 해운·조선·석유화학·건설 등과 함께 정부로부터 5대 경기 민감업종으로 지정됐다. 철강업은 2014년 이전 중국이 내수소비 위주의 수급구조를 보이면서 호황을 구가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부터는 중국 내수수요가 감소해 공급과잉 기조로 전환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는 초우량 등급 AAA를 반납하고 AA+로 강등되는 상징적 사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을 방침을 천명해왔다. 그러나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지방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가시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리커창 총리가 철강 구조조정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철강업계 개편이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규획기간(2016~2020년) 동안 신규 철강 사업 승인을 중단하고 2019년까지 총 1억~1억 500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철강 업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국내의 경우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해운·조선 등 전방 산업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의 철강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공급과잉 문제를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중국 공급과잉 이슈가 적어도 2016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정기평가에서 철강업계의 신용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해운과 조선업과는 달리 업계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이 일어나 대규모 등급 하향 조정과 같은 쇼크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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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아그룹, 현대제철 특수강 부담...동국제강, 신용도 저하 지속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대표 주자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정기평가 과정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598억 원과 3525억 원을 기록했다. 5년 만에 1분기 영업이익률이 5%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이라는 압도적인 캡티브 마켓을 보유한 것이 장점이다.
다만 세아그룹 계열사들은 정기평가 과정에서 등급이나 전망 조정의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아베스틸(A+, 안정적), 세아특수강(A-, 안정적), 세아제강(A+, 안정적), 세아창원특수강(A+, 안정적) 등 세아그룹 계열사들은 특수강 시장에 특화되어 있다.
그러나 부정적 요인이 많다. 현대제철의 시장 진입이 아킬레스 건으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는 등 특수강 시장 진입에 공을 들였다. 올해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신평사들은 압도적인 캡티브 마켓을 지닌 현대제철이 특수강 사업을 시작하면서 세아그룹 계열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평사들은 올해 정기평가에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수익성 저하와 재무구조 악화로 지난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동국제강은 조선 후판에 특화해 있는데 조선업종 불황과 현대제철의 현대중공업 발 물량 확보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페럼타워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감축했지만 여전히 순차입금이 2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점이 부담이다.
신평사들은 동국제강의 브라질 CSP(Companhia Siderurgica do Pecem) 제철소의 안정화 여부에 주목할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이 제철소에 지분 30%를 확보하며 총 7억 3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신용도 저하 추세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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