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공모주펀드, 물량 확보 전쟁 '대어 낚자' 사모펀드 활용 증가…후폭풍 우려도
정준화 기자/ 박상희 기자공개 2016-05-04 11:12:36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9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공모주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호텔롯데, 해태제과, 두산밥캣 등 굵직한 IPO(기업공개)가 잇따르며 공모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금융투자업계는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잇따라 공모주펀드를 내놓고 있다. 특히 치열한 물량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모로 다양한 구조를 짜고 있다.
다만 최근 IPO 기업들의 주가가 예전처럼 높게 형성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우후죽순 내놓은 공모주펀드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
◇1년 새 3조 증가..잇딴 소프트클로징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공모주펀드로 몰리는 자금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2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공모주펀드의 전체 운용규모(공모펀드 기준)는 5조 531억 원으로, 5조 원을 넘어섰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말(3조 2388억 원)과 비교하면 2조 원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공모주 투자 열기는 공모펀드뿐만 아니라 고액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뜨겁다. 최근 1년 사이 공모주 사모펀드는 시장 규모가 1조 7000억 원에서 2조 5500억 원으로 1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공사모펀드를 합치면 최근 1년 사이 시장 규모가 3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공모주 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소프트클로징(판매 중단)에 들어가는 펀드도 늘고 있다. 공모주펀드 특성상 운용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수익률에 반비례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1000억~2000억 원을 넘어서면 판매중단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트러스톤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은 이달 초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현재 이 펀드의 운용규모는 2138억 원으로, 2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2년 6월에 설정된 펀드는 최근 공모주펀드 인기에 힘입어 연초 이후로만 500억 원이 넘는 돈을 흡수했다.
지난 3월 초 설정된 '교보악사공모주알파30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은 설정 한 달 만에 목표금액이었던 1000억 원의 자금 모집에 성공, 조기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10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도 지난해 일찌감치 운용규모가 2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적립식 형태 가입자를 제외한 신규 가입은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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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확보 전쟁…사모펀드 활용 증가
공모주펀드가 우후죽순 늘자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PB센터에서는 거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사모로 공모주펀드를 설정하는 양상이다.
일례로 미래에셋대우 대치점은 이달초 약 50억 원 규모의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를 설정했다. 이 펀드는 하이일드채권인 현대로지스틱스 회사채를 담으면서 동시에 코넥스 주식도 편입했다. '증권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1월부터 3개월 간 코넥스 상장주식을 전체 자산의 1% 이상 투자한 하이일드펀드는 코스닥 공모주식의 3% 이상을 우선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 7월에는 코넥스 상장주식의 편입 비중이 2% 이상으로 늘어나고, 우선 배정받는 공모주식 물량도 5%까지 확대된다.
투자 리스크가 비교적 큰 코넥스를 담는 사례는 좀처럼 없지만 공모주 물량을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 코넥스 주식도 투자한 것이다. 대신 코넥스 주식을 가장 적극적으로 분석 및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리코투자자문의 자문을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달 초 현대자산운용이 설정한 현대더블샷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1호'를 거액자산가들에게 약 100억 원어치 판매했다. 이 펀드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최소가입조건이 1억 원 이상이다.
이 펀드는 순자산의 100%를 채권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며, IPO 이슈가 생길 때 채권을 담보로 100%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보통 일반 공모로 설정되는 공모주펀드의 경우 채권혼합형은 채권에 70%, 주식에 30% 가량을 투자하며 펀드 자산의 30%로만 공모주에 참여할 수 있다. 공모주를 최대한 많이 담기 위해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툴을 활용한 셈이다.
NH투자증권은 5월 중에도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같은 구조로 만든 공모주펀드를 사모로 설정할 계획이다.
◇공모주 백전백승 'No'…하락 리스크 감안해야
저금리 상황에서의 투자 대안으로 공모주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최근 들어 IPO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이 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이후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7개 기업(스팩 제외) 중 시초가가 공모가 보다 낮게 형성된 기업은 3개다. 올초부터 2월 중순까지만해도 상장한 7개 기업 모두 시초가가 공모가 보다 높게 형성됐으나 2월말 이후 이같은 상황이 바뀌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공모주 성적이 썩 좋지는 않다"며 "즉 공모가가 밸류대비 비싸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활용해 공모주를 많이 담을 수 있는 전략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을 많이 모을 수는 있겠지만 공모주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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