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발전사, 공급과잉에 신용도 방어 '난망' [Credit Outlook 점검]전력 수요 감소, 공급은 급증...차입 늘린 민자발전사 신용도 하향 압박
이길용 기자공개 2016-05-25 08:14:51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4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황에 취해 발전소를 늘렸던 일부 민자발전사들의 신용도가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다. 전력 수요는 줄었는데 공급이 급증하면서 민자발전사들을 긍정적으로 보던 신용평가사들의 태도가 지난해부터 돌변했다.신평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나빠진 민자발전사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등급을 강등시켰다. 전력 공급과잉 이슈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이번 정기평가에서 민자발전사들에 대한 신평사들의 부정적인 태도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규모 등급 강등...안정적 사업모델 매력 상실
2012년 대한민국 여름은 더웠다. 전력이 부족해 전국적으로 냉방 전력 수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지도가 있을 정도였다. 전력 부족에 데인 정부는 민자발전사들의 발전소 증설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2012년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민자발전사들도 정부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문제는 2013년 이후 경기 침체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전력 수요 성장성이 둔화됐는데 전력 공급은 급증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발표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계획기간(2015~2029년) 연평균 전기소비 성장률은 2.1%로 추정된다. 2005~2014년 10년 간 기록한 실제 성장률 4.1%의 약 절반 수준이다.
전력 공급은 올해부터 급증한다. 2012년 집중적으로 허가를 내줬던 발전소들이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하면서 올해 1만 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총 발전설비의 약 10%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내년에도 8600만 메가와트의 설비 증설이 예정돼 있어 전력 공급과잉 이슈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민자발전사들은 2015년 이전까지 안정적인 사업 모델과 정부 지원 가능성을 토대로 우수한 신용도를 평정받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실적이 부진하자 신평사들은 민자발전사들의 신용등급을 집중적으로 강등했다. 발전소 설비 증설 자금을 대부분 외부차입으로 조달한 민자발전사들 입장에서는 현금창출을 통한 차입금 감축이 필요했지만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선순환 구조 정착이 어려워진 것이 결정타였다.
지난해 정기평가 당시 포스코에너지는 초우량 신용등급 AA+를 반납했다. GS EPS는 AA- 등급으로 강등됐으며 동두천드림파워·평택에너지서비스·포천파워 등은 A급으로 강등되면서 조달 비용이 급증했다. 다만 사업 기반이 튼튼한 SK E&S, 한화에너지, GS파워 등은 민자발전사 등급 강등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았다.
◇'부정적' 전망 민자발전사, 강등 초읽기
지난해 집중적으로 민자발전사들의 신용등급을 조정한 결과 등급 스플릿이 발생하거나 '부정적' 전망이 달린 곳들이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기평가에서도 민자발전사들이 신용도 하향 압박을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GS EPS는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지난해 AA-(안정적)으로 등급을 강등시켰다. 한국기업평가는 AA 신용등급을 강등하지 않고 등급 전망만 '부정적'으로 달았다. GS파워와 달리 장기전력수급계약(PPA) 비중이 높지 않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부진이 예상돼 한기평의 등급 강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동두천드림파워, 평택에너지서비스, 포천파워도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LNG 발전기 외에는 사업 다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신규 발전소 준공을 위해 대규모의 차입을 일으킨 상황에서 현금창출력이 저하돼 재무구조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세 기업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단 NICE신용평가의 경우 이들을 '안정적'으로 회복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민자발전사들에 대한 신평사들의 등급 강등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며 "올해에도 민자발전 사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일부 민자발전사들이 신용등급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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