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프생명, 제도 변경 탓 '영업 위축' 우려 [LAT제도 변경 영향 분석]⑥준비금 부족액 385억 문제…공시이율 하향 조정 불가피
윤 동 기자공개 2016-05-25 15:27:58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이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에 대비해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제도의 단계별 강화에 나선다. 그동안 고금리 상품을 판매해 사세를 키운 대부분 보험사는 많으면 수십 조 원 규모의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부담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더벨은 LAT제도 변경이 국내 보험회사의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4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이하 카디프생명)은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제도 변경에 따라 영업이 크게 위축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디프생명은 지금까지 공시이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쳤다. 그러나 LAT제도가 변경되면 이런 방식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카디프생명, 준비금 부족액 385억 발생…공시이율 상향조정 탓
카디프생명은 지난해 말 LAT 결과 금리연동형 무배당 상품군에서 385억 원의 책임준비금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카디프생명은 더벨이 조사한 24개 생명보험사 중 금리연동형 무배당 상품군에서 책임준비금을 부족하게 쌓은 유일한 보험사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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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카디프생명이 지난해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하기 위해 공시이율을 상향 조정한 결과다. 카디프생명은 2014 회계연도 1.36~9.93% 수준이었던 공시이율을 1.42~10.27%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대부분 보험사들은 지난해 기준금리가 0.5%포인트 하락한 것에 영향을 받아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했다.
카디프생명 관계자는 "공시이율을 상향 조정한 것은 회사의 정책"이라며 "지난해 영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시이율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은행의 예·적금 금리에 해당한다. 공시이율이 상향 조정되면 보험사는 더 많은 고객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책임준비금도 더 많이 적립해야 한다.
◇공시이율 하향 조정 불가피…영업 동반 위축 우려
그렇지만 지금까지 카디프생명은 책임준비금 추가 적립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금리확정형 및 변액연금 상품군에서 총 406억 원의 책임준비금 잉여액이 발생해 금리연동형 상품군의 책임준비금 부족액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현행 LAT제도에서는 책임준비금 잉여액과 부족액을 비교해 잉여액이 많을 경우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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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도 변경에 따라 갑자기 대규모 부담이 생길 수 있게 됐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부채시가평가 작업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LAT제도가 시행되면 책임준비금 잉여액과 부족액의 상계처리가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가 각 상품군 별로 책임준비금 부족액만큼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경우 카디프생명은 금리연동형 상품군에서 발생한 책임준비금 부족액 385억 원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카디프생명은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카디프생명은 공시이율을 낮춰 책임준비금 부족액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할 경우 카디프생명의 영업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카디프생명은 공시이율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황에서도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등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공시이율마저 낮추게 된다면 영업실적이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카디프생명은 공시이율은 높았지만 최근 뚜렷한 상품을 내놓지 못해 영업실적이 악화되는 추세"라며 "지금 상황에서 공시이율마저 하향 조정하게 되면 영업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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