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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증자 신한금투, '은행계 IB' 한계 극복할까 [증권업계 지각변동]연내 증자로 순자산 3조 맞출 듯…기존 보수적 행보 바뀔 지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6-06-03 13:42: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1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은행계 IB로서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해 왔다. 지난해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주식자본시장(ECM) 주관 8위, 부채자본시장(DCM) 대표주관 5위 등 매년 중상위권 실적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내부 직원들의 실적 압박도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이 핵심인 신한금융지주 입장에서도 계열 증권사에 별다른 기대감을 가지지 않았다. 자본금을 크게 까먹지 않고 '현상 유지'를 하는 수준에서 만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경쟁 증권사들이 유상증자나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워갔지만 '마이웨이'를 고수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같은 행보를 이어나갈 것 같았던 신한금융투자에 변화의 계기가 생긴 것은 KB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였다. 고가 매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권 강화에 성공한 KB가 상당한 위기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만간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이 끝나면 KB 역시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증권사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였을까.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말 그대로 '검토'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신한금융지주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2조 4760억 원. 최소한 5000억 원 이상의 자본확충으로 3조 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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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 인수도 대안으로 지목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2002년 굿모닝증권을 인수한 이후 신한증권과의 합병으로 등장한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지난 10년 넘게 눈에 띌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 전략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만큼 자체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 대안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자기자본 3조 원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될 경우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기업신용공여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인 레버리지 배율(962%)도 낮춰 규제 부담도 덜게 된다. 자본금이 커지니 IB사업부에서도 커버리지를 넓히는 것뿐만 아니라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팍팍한 내부 심사 규정 때문에 그 동안 직원들의 고충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단기간에 IB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IB헤드 대부분이 은행 출신인데다 자주 교체되다 보니 영업전략의 일관성을 구사하기 힘든 측면이 적지 않았다. 올해 초에도 우영웅 IB그룹 부사장이 새로 부임했는데 현재 신한은행 부행장보를 겸직중이다. 자본금을 늘릴 경우 ROE를 맞추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 동안의 CIB전략이 증자 이후 어떻게 바뀔 지도 관심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합친 CIB를 장점으로 내세워 왔지만 시장에서 체감할 정도의 순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신한은행이 일부 거래 대기업들의 자금줄을 압박하면서 신한금융투자의 주관업무에 불똥이 튀는 등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도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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