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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 않는 ELS 자체헤지, 증권사 울상 HSCEI 8000대 횡보 '미상환 물량' 적체, 손실 지속 전망

이상균 기자공개 2016-06-07 10:05: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에게 손쉽게 수익을 안겨준 ELS 자체 헤지가 이제는 줄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올 1분기 증권사들이 ELS 운용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이후, ELS 자체 헤지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좀처럼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자체 헤지로 발행한 ELS 중 상당수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 H 지수, HSCEI) 등의 하락으로 미상환되면서 시장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HSCEI가 1만 이상으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2분기에도 증권사의 ELS 운용손실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ELS+DLS) 자체 헤지 비중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7%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12월 말 50%가 넘은 것에 비해 소폭 줄어든 수치다. 2013년 12월 말 기준으로는 45%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자체 헤지 비중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4년 수치는 업계에서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 1분기 자체 헤지 비중이 비슷하다는 얘기는 증권사의 감축 노력이 통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ELS 운용손실이 누적되면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는 신규로 발행하는 ELS의 자체 헤지를 사실상 중단했다. 예외적으로 한국투자증권만 ELS 자체 헤지를 늘리고 있다. 이 회사의 ELS 자체 헤지 비중은 70%를 넘고 있다.

자체 헤지 비중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이유는 ELS의 주요 기초자산 중 하나인 HSCEI 때문이다. 줄곧 1만선을 넘던 HSCEI가 지난해 9월부터 7000대로 하락하면서 조기상환이 미뤄진 것이다. HSCEI는 올해 3월 들어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8000대에 머물고 있다. 증권사들이 자체 헤지로 발행한 ELS가 대거 미상환 되면서 부채 계정에 남아있기 때문에, 신규로 자체 헤지 발행을 중단해도 비중에 변화가 없다.

증권사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그저 HSCEI가 상승하기만을 지켜볼 뿐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HSCEI가 최소 1만 이상으로 상승해야 ELS 조기상환액이 늘어난다"며 "상승 기간도 2~3달 이상은 지속돼야 자체 헤지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파생상품 담당자와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HSCEI가 8000대에 머문다면 2분기에도 대규모 ELS 운용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헤지 물량 중 상당수가 미상환된 상태에서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1분기보다는 운용 손실 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 ELS 발행 축소로 이어지면서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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