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7월 04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자산신탁이 부동산신탁 업계 처음으로 코스피 입성을 앞두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공모규모가 큰 기업공개(IPO) 딜이다. 업종 내 대한토지신탁과 한국토지신탁도 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지난주 진행한 한국자산신탁의 개인 공모 청약 결과는 이런 맥락과는 거리가 있었다. 청약경쟁률 6.65대 1로 증거금은 1900억 원에 그쳤다. 앞서 이달 한국자산신탁보다 공모규모가 훨씬 적은 바이오기업 녹십자랩셀과 에스티팜에 2조~3조 원대 청약자금이 몰린 것과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이번 공모참여 저조를 단순히 브렉시트 변수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국내 주가흐름은 브렉시트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브렉시트 당일날 진행된 한국자산신탁의 기관 수요예측 결과는 150대 1을 넘겼다. 기관은 우리사주조합 실권주 물량을 전부 소화하기도 했다. 자산운용사 공모펀드에서는 모델포트폴리오 편입을 고려할 정도로 투자매력도를 높이 봤다.
유독 개인투자자들이 한국자산신탁의 성장성을 저평가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과거 부동산 신탁업계를 비추어 볼 때 부실 사업장이나 대손충당금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을 떠올렸을 가능성이 있다. 수익구조가 복잡한 부동산신탁 업종에 관심 자체를 기울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자산신탁을 포함해 부동산신탁 업계가 이렇게 외면받을 정도인지는 따져볼 문제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해 순이익 422억 원을 달성했다. 사업장 관리가 안됐다면 수익금을 회수할 수 없어 달성하기 힘든 실적이다. 실적도 안 나오는 기업들이 무리하게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것과는 격이 다르다. 국내 부동산 신탁사 11곳이 일제히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차입형 토지신탁 시장이 시행사들의 호응을 얻으며 규모가 확대된 덕이다.
한국자산신탁과 업계 선두를 다투는 한국토지신탁은 최근 단기 신용등급이 'A2'로 한단계 상승하기도 했다. 신용평가 측면에서도 부동산 신탁업계의 재무안정성이 예전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지면 후속 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한토지신탁은 물론 한국토지신탁의 코스피 이전상장도 김이 샐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들이 당장 실적도 나오지 않는 기업의 투자에 몰리는 것을 지적할 생각은 없다. 향후 성장성을 높게 보고 투자하는 것은 본인 자유다. 다만 실적이 증명된 기업을 외면하는 것은 비이성적 판단이 개입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이성적인 공모 투자 분위기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소외됐던 부동산신탁 업종에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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