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한국 상업용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 [WM라운지]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7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렉시트가 결정되고 열흘 남짓이 지났다. 이 기간 주식시장은 큰 폭의 하락을 보였고 환율은 급 상승했다. 현재 금융시장은 브렉시트 이전 수준으로 돌아와 차분해 진 듯 하다.
경험한 적 없는 초유의 사태라는 점과 앞으로 2년간의 협상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 결과 어떠한 모습의 유럽, 영국이 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이번에 경험한 주식시장과 환율의 롤러코스터가 또 언제 다시 재현될까 하는 우려가 남는다. EU체제에서의 분리라는 정치적인 의미지만 환율의 변동과 주식시장에서의 즉각적인 반응으로 보건대 결코 정치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 명확해진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브렉시트의 영향을 어떻게 봐야 할까? 부동산 시장은 주식처럼 변동성이 크고 일희일비하는 시장이 아니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어느 정도의 변화는 예측해 볼 수가 있다. 따라서 언제일지 모르지만다가올 불확실성에 대해 나름의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도·소매시장에서는 우선 개인소비 심리 위축을 예상할 수 있다. 환율이 또 상승해 만약 이번보다 길게 지속된다면 원자재값의 상승을 예상할 수 있고 원자재값의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연결 될 수 있다. 이 여파로 소비심리지수는 더 하락할 수 있다.
소비심리지수는 2016년 들어 4월 한달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100을 넘지 못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지난달 30일에 일제히 세일에 들어간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등도 모두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매출전략의 수정이 요구될 수도 있다.
오피스 시장의 주요 구성원이 기업이다. 때문에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브렉시트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섹터가 오피스시장일 수 밖에 없다.
우선은 관망세 속 지출과 신규투자 등에 신중한 행보가 예상된다. 세계경제의 향후 방향성과 그 지속성 등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됐기에 의사결정 자체를 미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내수기업이냐 수출기업이냐에 따라 상황은 다를 수 있다. 내수기업은 특히 소비심리가 하락한다면 매출감소를 예상하게 된다. 수출기업의 경우에는 환율하락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영국, 유럽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에서 예상되는 세계 교역 규모 자체의 축소로 환율하락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체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이 더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비용지출에 대해 더욱 보수적으로 반응하고 현금을 최대한 유보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공조체제,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 2년간의 협상 기간 이후 브렉시트 현실화 등으로 차근차근 대응하게 되면 오피스 임대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관망세 이후에는 장기적으로는 큰 변화 없이 기존에 세웠던 이전, 확장, 축소 계획 등을 계획대로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유럽계 기업이나 새롭게 한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외국기업의 경우에는 의사결정 기간이 한국 기업에 비해 길어질 수도 있다.
투자시장의 경우는 관망세 이후 안전자산 선호 증가와 투자자의 국적별로 다른 행보가 예상된다. 환율은 한번 추세가 정해지면 3~4년 동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장기적인 흐름이 중요하다. 달러, 엔화 등의 강세와 파운드, 유로의 약세 하에서는 자국 통화가 강세로 돌아선 미국, 일본 투자자들에게 한국 부동산 시장은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그리고 영국, 유럽 투자자들에게는 당연히 비싸게 여겨진다.
주식가격 하락이나 변동성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대체투자처인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증가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금융에 후행하는 부동산 성격상 당장의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가격상승에 부담 느끼는 투자자가 많아짐에 따라 가격은 일시적으로 조정 받을 수도 있으나 당분간은 관망세, 장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화가 예측된다.
국내·외 부동산에 활발하게 투자하는 글로벌 부동산 투자자의 경우, 현지 국채금리에 부동산시장의 리스크프리미엄을 더해 부동산 투자 시 기대수익률을 정한다. 브렉시트 결정 후 5년 국채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7월 초 현재 5년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1.25%와 유사한 1.26%대이고 3년만기 국채금리는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1.2%대다.
역사상 가장 낮은기준금리로 담보대출의 이자부담이 적어 현재 주택시장에서 나타나는 급격한 가격 상승을 상업용 시장에서도 기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임대수요가 안정적으로 받쳐주지 않기 때문에 오피스 빌딩의 가격 상승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국채 선호 속에 장, 단기 국채스프레드가 줄어들면서 장기 국채금리마저 기준금리 수준으로 하향하거나 기준금리 자체가 한번 더 낮아지는 경우에는 초 우량 자산의 가격경쟁은 더 심해져 최고가 갱신도 예측해 볼 수 있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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