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7월 12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5일 2년물 10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최근 20년 동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만기 2년짜리 채권을 발행한 적은 없었다. 3년물과 5년물이 주를 이뤘고, 간헐적으로 만기 7·10년짜리 채권을 발행했다.2년물 채권은 민간 기업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단기물이다. 초우량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왜 이런 채권을 선택했을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내놓은 답은 '만기 구조의 다양화'다. 표면적으로는 꽤 그럴싸한 답이다. 발행사는 조달 전략을, 투자자들은 금융상품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거의 없다. '시장과의 소통 혹은 약속'을 무시한 인천공항공사의 발행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다.
올 1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투자자 대상 채권 발행계획 발표회를 열었다. 당시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인력 등 40여명의 관계자가 자리해,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반영했다. 현장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밝힌 만기 구조는 3~10년이었다. 약 6개월 전까지 계획에도 없던 2년물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기관 투자가들은 당초 인천공항공사의 설명회를 믿고 자금 운영 계획을 세웠다. 2%대 초저금리일테지만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받는 초우량 장기 공사채에 대한 투자 계획이다. 하지만 1%대에 불과한 2년물 채권으로 발행 계획을 바꾸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공사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는 시장의 예측력을 떨어뜨렸다. 채권의 경우 유동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철저한 투자 준비가 요구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처럼 갑작스레 발행 계획을 변경할 경우, 발행사와 투자자 사이 정보 비대칭성이 심각해져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말바꿈은 과거에도 있었다. 공사는 지난해 1조 2000억~1조 3000억 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실제 발행 규모는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300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시장의 불신이 깊이 박힌 사례로 평가된다.
올해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올 2분기 발행액은 4200억 원으로 계획 대비 2100억 원어치 덜 발행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신용등급은 AAA다. 국내에서는 특수채의 지위를 받고있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신용도다. 하지만 시장 신뢰 관점에서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낙제점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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